반도체 형님 잘 나가는데…기술주 형님 ‘네카오’ 주가는 ‘먹구름’

입력 2024-04-0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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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네이버, 카카오
▲사진= 네이버, 카카오
#사회초년생 한 모 씨(34)는 연초 네이버 주식을 약 2000만 원어치 매수했다. 평균 매수가는 22만 원대. 인공지능(AI) 사업을 강화할 것이란 소식에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사들인 것이다. 그러나 네이버 주가는 한 씨의 예상과 달리 1분기 내내 꾸준히 하락했다. 한 씨는 “연내 금리 인하, 기술주 랠리까지 겹치며 무조건 오를 줄 알았다”며 “묻어둬야 할지, 지금이라도 팔아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대표 ‘국민주’ 네카오(네이버·카카오)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네이버 주가는 19만 원 선이, 카카오 주가는 5만 원 선이 무너졌다. 네이버는 올해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으로, 개미들의 손실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적인 내림세일 뿐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들어 각각 13.79%, 10.2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22% 상승할 때 두 종목은 크게 하락한 셈이다. 또 다른 ‘국민주’이자 반도체 관련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연일 최고가를 찍으며 상승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7.64%, SK하이닉스는 29.19% 상승했다.

주가 하락의 중심에는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자리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금리 흐름에 예민한 ‘성장주’여서다. 지난해부터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최근에는 그 분위기가 식어가는 추세다. 실제 4일(현지 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연내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없다는 매파(통화 긴축)적 발언을 했다.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들의 공격적인 확장세 또한 네카오 주가에 타격을 줄 공산이 크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와 같은 중국 기업이 초저가 직구템을 필두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면 비슷한 사업을 영위 중인 네카오의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제 남은 희망은 AI 사업에 거는 상황이지만, 아직 양사 모두 특별한 호재는 없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지만 아직 베타 테스트 중이다. 카카오의 AI 모델 ‘코GPT 2.0’는 출시 시점이 연기되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신증권은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26만 원으로 기존 대비 10.3%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6만8000원으로 기존 대비 9.3% 하향 조정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네카오 주가가 바닥에 달했다는 전망도 나오며 반등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광고와 커머스 실적은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여전히 견조한 모습”이라며 “연초 이후 주가 하락으로 인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졌기 때문에 2분기에도 이와 유사한 흐름 이어간다면 주가 반등 가능성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1분기 실적 부진에 따라 주가 모멘텀이 약해질 수 있지만, 2분기부터 견조한 본업과 자회사 실적 반등으로 점진적인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며 “광고 업황까지 회복된다면 탄력도는 더욱 강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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