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지속성장은 비관적”
올해 1분기 미국 전기차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 넘게 감소했다. 특히 미국을 제외하면 가장 큰 시장인 중국 점유율은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테슬라의 판매통계와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 발표 등을 인용해 이같이 밝히고 “미국 월가에서도 테슬라의 지속 성장성에 불확실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테슬라가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판매는 38만6810대.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하락한 수치다. 분기 판매를 기준으로 보면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저조하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5만7000대)에도 크게 못 미쳤다.
테슬라는 “주력차종인 모델 3 부분변경을 위해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 공장의 생산설비 가동 속도를 늦춘 게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중국 시장의 부진이 전체 판매에 영향을 줬다. 블룸버그통신이 CPCA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0.5%에서 올해 초 절반 가까이 점유율이 감소했다.
아직 1분기 구체적인 시장 점유율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1~2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점유율은 6.6% 수준에 머물렀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중국에서 지난 몇 년간 모델3 세단과 모델 Y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의존해온 사이 비야디(BYD)와 리샹(리오토), 샤오펑(엑스펑), 최근에 뛰어든 샤오미까지 현지의 여러 경쟁업체가 첨단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을 발표해 왔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 시장의 경쟁 심화에 가격 인하로 대응했다가 수익성이 떨어지자 최근 다시 가격 인상 방침을 발표했다.
웨드부시증권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인도량 숫자뿐만 아니라 전략 측면에서도 엄청난 재앙이었다”며 “아마도 4∼5년 만에 머스크와 테슬라가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성장세에 대한 월가의 비관론도 커지고 있다.
웰스파고의 콜린 랭건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완만해졌다면서 올해 테슬라의 판매량이 작년 수준을 유지하고, 내년 들어서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