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재외선거의 최종 투표율이 62.8%로 집계됐다. 2012년 재외선거가 처음 도입된 19대 총선 이후 역대 최고치다. 재외선거 투표율이 높은 만큼 최종 투표율이 14대 총선 이후 32년 만에 70%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통상적으로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고 보는 만큼 투표율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2대 총선 재외투표에 선거인(재외유권자) 14만7989명 중 누적 9만2923명이 투표해 62.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 국적을 갖고 외국에 거주하는 영주권자와 일시 체류자인 재외국민이 처음으로 국내 선거에 참여한 2012년 제19대 총선 이후 최고치다.
이번 재외투표는 지난달 27일부터 1일까지 전 세계 115개국(178개 공관), 220개 재외투표소에서 실시됐다. 앞서 종전 최고치였던 19대 총선의 재외선거 투표율은 45.7%였으며, 20대 총선은 41.4%, 직전 총선인 21대 총선은 23.8%에 그쳤다. 21대 총선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외선거 사무 중지 등으로 인해 재외유권자의 절반가량이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역대 최저인 23.8%를 기록했다.
한편, 재외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최종 투표율 또한 높아질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외선거 투표율이 종전 최고치(45.7%)를 기록했던 19대 총선의 경우, 최종 투표율이 54.2%를 기록했고, 20대 총선(41.4%)에서는 투표율이 58.0%로 집계됐다. 재외선거 투표율이 23.8%로 최저치를 기록한 21대 총선에서는 투표율이 66.2%였다. 총선 투표율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역대 최저치인 46.1%를 기록한 이후로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재외선거 투표율도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최종 투표율이 1992년 치러진 14대 총선(71.9%) 이후 32년 만에 70%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도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 또한 지난 총선보다 상승했다. 선관위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달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권자 의식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자는 76.5%로, 21대 총선 전 실시된 조사(72.7%)보다 3.8%포인트(p) 늘었다. 21대 총선 실제 투표율은 66.2%였다. 조사 표본은 무선전화 가상번호 89.3%·유선전화 RDD 10.7%, 응답률은 16.7%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총선이 8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투표율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통상적으로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 정당에,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총선 추이를 보면 투표율이 55%를 넘을 땐 민주당에 유리했고, 이를 넘지 못하면 국민의힘 계열에 유리한 경향을 보였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152석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할 때 투표율은 60.6%였고,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비례 위성정당과 180석을 차지했을 때 투표율은 66.2%였다. 반면, 2008년 18대 총선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153석을 차지할 때 투표율은 46.1%였고, 4년 뒤인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152석을 차지할 때 투표율은 54.2%였다. 투표율이 58.0%를 기록했던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새누리당보다 1석 많은 123석을 얻었다.
투표율이 높아야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투표율 '65%'를 승리 조건으로 내세우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8일 이해찬 민주당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은 "투표율이 65%가 넘어야 우리가 이길 수 있다"며 "65%를 반드시 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거당적으로 투표 독려를 줄기차게, 꾸준히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