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한미약품그룹 가족이 다시 화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OCI빌딩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어제 진행된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좋은 결과로 보답하지 못해 송구하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며 주주와 함께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는 통합에 반대한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표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OCI그룹과 한미그룹 간 통합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OCI홀딩스 주총에서도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장찰스윤식 애콜레이드 이사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철회됐다.
이 회장은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나 임주현 부회장이 마음고생이 심했고, 송 회장도 몸 컨디션이 정말 안 좋았다”면서 “가족들이 다시 화합해서 잘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회사가 큰 투자를 하기로 했고, 이사회에서 정한 조건인데 충족되지 않으면 아무래도 (통합을) 진행하긴 어렵다”며 재추진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미약품 사내이사로 이동하려던 서진석 OCI홀딩스 대표의 거취에 대해선 “한미에서 원하지 않아 당연히 사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미 측 인사였던 우기석 부광약품 대표는 직을 유지한다. 이 회장은 “부광약품의 약한 영업력을 보충해 줄 최적의 경영자라고 생각하며, 가신다고 해도 못 보내드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사업 다각화 전략과 관련해 “꼭 국내 회사만 보지 않고 해외에도 좋은 기회가 많다”며 “3년간 말레이시아에서 9000억 원 가까이 되는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데, 10년간 태양광 사업에서 등락을 경험했기 때문에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지금까지 하지 않은 수준의 주주 환원 정책을 시도하려고 한다”며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해 가장 빠른 시일 내 시행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이우현 사내이사 선임 △이현승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김옥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일부 변경 △자기주식 소각을 위한 자본금 감소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배당금은 주당 3300원으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