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기준 혼인 건수가 5년 만에 2만 건대를 회복했다.
통계청은 27일 발표한 ‘2024년 1월 인구동향’에서 올해 1월 혼인 건수가 2만8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2085건(11.6%) 증가했다고 밝혔다. 1월 기준 혼인 건수가 2만 건을 넘어선 건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월 단위로는 2020년 12월 이후 37개월 만에 2만 건대에 재진입했다.
혼인 건수는 실제 혼인일이 아닌 신고일 기준으로 집계돼 출생아 수와 비교해 계절성이 뚜렷하지 않지만, 통상적으로 하절기 감소했다가 동절기 증가하는 흐름을 보인다. 그럼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이후에는 계절과 무관하게 월별 혼인 건수가 1만 건대에 머물렀다. 이런 점에서 월간 혼인 건수 2만 건대 회복은 의미가 크다.
혼인 건수는 출산의 주요 선행지표 중 하나다. 2010년 전에는 혼인 건수와 다음 해 출생아 수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었으나, 2010년 이후에는 혼인 건수와 다음 해 출생아 수가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2010~2021년 혼인 건수와 다음 해 출생아 수 간 피어슨 상관계수는 0.967이다. 피어슨 상관계수는 –1~0, 0~1 사이의 값을 갖는데, -1에 가까울수록 반비례 관계가 강하고, 1에 가까울수록 정비례 관계가 강함을 의미한다. 2010년 이후 혼인 건수와 다음 해 출생아 간 상관관계는 완벽한 정비례에 가깝다. 이는 청약·대출 등 불이익을 우려해 출산 직전까지 혼인신고를 미루는 관행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출생아 수가 전년 동월보다 7.7% 감소했음에도 연간 출생아는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해 연간 혼인 건수는 전년보다 1.0% 늘었다.
문제는 추세다. 지난해에도 1~3월 혼인 건수는 코로나19 유행기 혼인 연기·취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으나, 4월 이후 증가세가 꺾였다. 올해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2분기 이후 혼인 증가가 둔화하거나 감소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1월 집계에는 2월 이후 집계돼야 할 혼인 건수가 선집계됐을 가능성도 있다. 올해부터는 부부 중복 청약이 허용되고, 혼인 증여재산 공제가 대폭 확대돼서다. 굳이 혼인신고를 미뤄야 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여기에 설 명절 이동 효과로 올해 1월에는 주민센터 영업일 수가 저년 동월보다 이틀 길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1월 혼인 건수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신고 일수가 늘어난 것”이라며 “이를 고려해도 전년 동월보다 늘어나기는 했는데, 증가 폭이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