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9시 50분 가상자산(암호화폐)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6.6% 하락한 6만2870.80달러(주요 거래소 평균가)에 거래됐다. 연준의 금리 인하 동결 가능성이 커졌음에도 6만 달러 후반을 지지하던 비트코인은 현물 ETF 유출 증가로 시장에 FOMO(소외 불안 증후군)가 발생, 6만 달러 초반 대로 내려앉았다.
전날 비트코인과 함께 급락한 이더리움은 전일대비 7.9% 떨어진 3210.11달러에 거래됐다. 바이낸스 코인은 6.5% 밀린 513.97달러로 나타났다.
이 밖에 솔라나 -10.3%, 리플 -6.3%, 에이다 -8.8%, 도지코인 -8.1%, 시바이누 -5.0%, 아발란체 -10.6%, 폴카닷 -8.8%, 트론 -7.7%, 유니스왑 -8.0%, 폴리곤 -7.2%, 라이트코인 -6.8%, 코스모스 -4.8%, OKB -10.2%로 집계됐다.
미 증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상승했다. 밤사이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0.33포인트(0.83%) 오른 3만9110.76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29.09포인트(0.56%) 상승한 5178.5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3.34포인트(0.39%) 뛴 1만6166.79에 거래를 마쳤다.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이 현물 ETF 매도세에 급락하자 시가총액 상위권의 알트코인들도 전일 대비 10% 가까이 떨어지며 약세로 전환했다.
비트멕스와 글래스노드 등에 따르면 전날 그레이스케일의 ETF인 GBTC에서 약 6억43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이 유출된 가운데 같은날 코인베이스에서도 1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이 유출됐다.
이와 관련해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분석가는 “블랙록이 4억5100만 달러를 매수했으나 GBTC의 유출을 막기엔 버거웠다”며 “8개 발행사들이 각각 20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을 유치하면서 매수세가 가속화됐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은 것도 하락세를 부추겼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K33 리서치는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은 지난 며칠 동안 ETF에 대한 실망스러운 흐름과 맞물려 있는데, FOMC 회의가 끝나기 전에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조엘 크루거 LMAX그룹 시장 전략가도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의 상승으로 인해 투자자에게 친화적이지 않은 정책 기조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며 “가상자산과 전통자산 간의 상관관계는 낮았지만 연준의 결정으로 인한 위험 회피 심리가 가상자산으로 파급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순히 반감기를 앞둔 조정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지난주 비트코인이 10% 이상 하락하면서 저점 매수 기회가 왔다”며 “이번 조정은 일시적이고 건전하다. 반감기 전에 추가 조정이 발생할 수 있으며 내년까지 강세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투자 심리 지표는 ‘탐욕’ 상태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의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는 5포인트 떨어진 74로 ‘탐욕’ 상태를 보였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의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공포 탐욕 지수는 변동성(25%), 거래량(25%), SNS 언급 양(15%), 설문조사(15%), 비트코인 시총 비중(10%), 구글 검색량(10%) 등을 기준으로 산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