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동안 개발…'매장 1위'
“편의점에서도 전문점 수준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선보이고 싶어 유명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갔죠.”
김혜림 세븐일레븐 아이스크림 담당 MD는 7일 서울 종로구 수표동 코리아세븐 본사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유명 프랜차이즈는 물론 젤라또 가게 등 아이스크림 가게 약 50군데를 찾아가 맛보고 분석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작년 3월부터 개발을 시작한 ‘세븐셀렉트 밀크바닐라콘’은 8개월가량 개발 기간을 거쳐 그해 10월 출시됐다. 김 MD의 손에서 탄생한 밀크바닐라콘은 출시 직후부터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주력 상품이 됐다.
그는 많이 먹어보고 느껴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개발 전 가능한 많은 아이스크림을 접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평소 과일이나 디저트 등 주변에 있는 식재료는 무엇이든 일단 얼려 먹으며, 아이스크림 상품화를 고민했다. 김 MD는 “새로운 디저트나 식재료를 접하면, 일단 냉동실에 한 번씩 얼려본다”며 “다양한 실험을 통해 개발할 만한 아이스크림을 끊임없이 고민한다”고 했다.
밀크바닐라콘의 아이디어는 그가 여행을 갔던 핀란드가 원천이 됐다. ‘아이스크림 소비율 세계 2위’일 정도로 추운 나라 핀란드에서 아이스크림은 인기 간식 메뉴다. 추울수록 열량이 많이 필요해 유지방 함량이 높은 아이스크림이 특히 잘 팔렸다. 그는 핀란드의 마트, 슈퍼, 편의점 곳곳을 방문해 한국에서 접하지 못한 아이스크림을 맛봤다. 핀란드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적용해 밀크바닐라콘의 원유 함량을 통상 5% 정도인 시중 제품과 달리 50%로 대폭 늘렸다. 그러자 버터같이 진한 풍미가 느껴지는 고급 아이스크림이 탄생했다.
그런데 ‘가격 이슈’가 출시에 발목을 잡았다. 원유 함량을 높일수록 생산비가 늘고, 가격이 높아지면서 시장에서 외면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김 MD는 제대된 제품만 만든다면 소비자가 과감하게 지갑을 열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의 뚝심은 시장에서 제대로 통했다. 작년 10월 출시한 이후 큰 인기 끌며 단숨에 세븐일레븐 아이스크림 카테고리 1위에 등극, 아이스크림 전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김 MD는 “3000원이란 다소 비싼 가격으로 인해 내부에선 반신반의했다”면서 “시장조사 결과, 한 끼 식사비는 아껴도 맛있는 디저트에는 돈을 아끼지 않다는 MZ세대가 많다고 확신, 가격보다 제품의 질 향상에 집중했다”고 했다.
그는 최근 경영주 대상 세븐일레븐 상품 전시회에서도 느꼈던 뿌듯함도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김 MD는 “경영주분들께 제품 설명을 하기도 전에 호평해주셔서 큰 보람을 느꼈다”며 했다. 김 MD는 두 번째 히트 상품 준비에 한창이다. 김 MD는 “편의점 시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아이스크림만큼은 세븐일레븐이 1등이 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