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부진 장기화할라…"공공부문 주택공급 '착공' 늘려야"

입력 2024-03-1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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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실장은 18일 열린 정책 세미나에서 공공부문의 주택 공급이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허지은 기자 hje@)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실장은 18일 열린 정책 세미나에서 공공부문의 주택 공급이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허지은 기자 hje@)

주택공급 여건이 악화하고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불황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를 위해 공공부문의 주택 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밝힌 공급 계획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18일 서울 건설회관에서 국토연구원·대한건설정책연구원·한국건설산업연구원·한국부동산개별협회와 함께 '부동산시장 현안 대응을 위한 릴레이 세미나'를 개최했다.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발표한 정책의 이행성과를 점검하고 관계기관 및 전문가와 소통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최근 경직된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과 관련해 단기적 해법으로는 공공부문의 주택 공급 강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주택 건설 착공 자체가 급감한 상황인 만큼 적정한 주택공급 물량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공공부문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실장은 "주택 신규 수요와 노후 주택 증가를 고려해 적정 수준의 주택 공급 물량이 유지돼야 한다"며 "반면 2023년 주택건설 착공은 급감했고 공공물량은 1만7796가구로 5년 평균인 7만1430가구의 24.9%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주택건설 착공실적에 따르면 민간부문 실적은 2021년 49만4812가구에서 매년 감소해 지난해 19만1555가구로 내려앉았다. 공공부문도 마찬가지였다. 2021년 8만8925가구에서 지난해 1만7796가구로 급속히 줄었다.

공공주택 착공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 실장은 "인허가 이후 착공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지연되고 있다"며 "패스트트랙을 활용해 공공주택을 조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토연구원, 대한건설정책연구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등 4개 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릴레이 정책세미나에 참여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hje@)
▲국토연구원, 대한건설정책연구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등 4개 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릴레이 정책세미나에 참여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hje@)

이날 참석한 연구단체 관계자는 "주택 공급시장은 민간 공급이 다수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공공부문의 공급 확대만으로는 버티기 어렵겠지만 지금과 같은 경기 악화 상황에서 단기적 부양책으로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공공부문이 주택 공급을 늘리며 여건을 개선하는 동시에 제도적 개선책이 작동해 건설경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건설경기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착공 실적이 최근 들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건축 착공 면적은 7567만8000㎡로, 10년 평균(1억1972만1000㎡)의 63.2% 수준에 그치며 감소폭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실장은 "건축 착공은 2022년부터 평균치를 하회하고 있다"며 "향후 2년간 건설경기는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올해 공사비 증가, 수익성 악화로 건설사들은 보수적 수주 전략을 채택한 상황이어서 실제 착공 실적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수주 목표는 18조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조2000억 원 하향됐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해보다 3조2000억 원 하향한 17조 원을 목표치로 설정했다. 양질의 사업장만 선별해 수주하겠다는 건설사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 몇몇 건설사들은 올해 수주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다만 공공부문이 실적을 늘린다고 해도 전체 건설산업 경기를 획기적으로 진작시키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제발표 이후 토론 순서에서 "건설경기가 어려울 때 공공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구원투수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정부가 공공기관의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 기조를 갖고 있고, LH 자체의 여러 어려움으로 인해 공공부문의 건설실적 비중이 상당히 줄어들어 있고 확대되기도 어려운 환경적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2년 건설업 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설공사액 기준 국내 공공부문의 비중은 23.4%(80조7000억 원), 국내 민간부문은 67.0%(230조8000억 원)로 크게 차이가 났다.

이외에도 이날 주제발표에서는 이진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정책연구실장의 '도심복합사업 활성화 방안' 발표가 이뤄졌다. 이진 실장은 건설시장 환경이 달라진 만큼 원가 감소 방안을 마련하고 토지 및 자금 활용 방법을 고려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후계획도시정비제도의 주요 이슈'를 주제로 발표한 김중은 국토연구원 도시재생·정비연구센터장은 통합정비에 대해서만 특례가 적용 가능하다는 점과 이주대책이 반드시 포함되도록 하는 등 '노후계획도시정비법'의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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