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확대 문제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 간 입장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대통령실이 중재에 나선 모습이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은 18일 " 의료계 일부에서 주장하는, 예전에 줄였던 (의대 증원) 350명, 500명 하는 근거를 제시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냈다.
'의대 증원 2000명' 방침은 여전하나, 의료계 일각에서 주장하는 증원 규모와 관련해 대화할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장 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화는 지금 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이같이 밝혔다.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장 수석은 "저희가 그동안의 노력을 다 해왔지만, 지금이라도 대화의 장을 열고 그 주제에 상관없이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저희의 생각은 왜 (의대 증원) 2000명을 결정했는지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근거 또 현 상황을 갖고 설명하고 설득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오후 서울대 총장 등과 간담회 등 물밑 접촉을 이어가는 상황에 대해 언급한 장 수석은 "인력 수급 문제라는 게 '500명은 좀 과하니까 300명이면 되겠다' 이렇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지 않냐"는 말도 했다. 의료계 일각에서 제시한 '의대 증원 숫자'도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앞서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은 25일 사직서를 내기로 결의하면서 "정부가 먼저 2000명 의대 증원 방침을 풀어줘야 합의가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16개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기로 결의한 데 대해 방재승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교수들이 손가락질받으면서까지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은 어떻게든 이 사태를 빨리 해결해보려는 의지"라는 메시지도 냈다.
장 수석은 의대 교수들의 사직 결의에 "그러질 않기 바란다. 의사로서의 본분을 지킨다면 환자들을 두고 떠나는 그것까지는 가지 말아야 된다"고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사직하겠다는 발표, 결정 자체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저버리겠다는 얘기 아니겠냐"는 말과 함께 "진료 현장을 떠난다면 그거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대로 저희가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장 수석은 "거슬러 올라가서 2000년 의약분업, 2020년 증원, 그때 보면 항상 전공의, 전임의, 교수, 이런 식으로 집단행동이 강화가 되고 이어지는 현상들이 계속 반복이 되고 있다. 이번에 이런 일들을 반복하면서 이번만큼은 이런 고리들을 끊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며 "앞으로는, 어떻게 보면 국민에 대한 겁박인데 이게 계속 반복돼야 되겠느냐는 것들을 정부는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강경 대응을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한편 장 수석은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정부의 전공의 업무 개시 명령과 관련한 개입 가능성을 두고 "ILO는 실제로 정부에 개입해 강제하는 게 아니다"라며 "노사단체의 요청이 있을 때 그 의견을 전달하거나, 정부의 의견을 조회하는 절차일 뿐"이라고 선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