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과일 물가지수는 지난달 161.39(2020년=100)로 1년 전보다 38.3% 급등했다. 이는 1991년 9월(43.3%) 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2월 과일을 포함한 식료품 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6.7% 올랐다. 이는 1∼2월 기준으로 2021년(8.3%)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별로 보면 작년 9월 5.3%에서 10월 6.9%로 뛰어오른 뒤 올해 1월(6.0%)까지 4개월 연속 6%대를 기록하다가 지난달에 7.3%로 높아졌다.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7%대를 기록한 것은 2022년 10월(7.5%)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식료품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2월 전체 소비자물가도 전년대비 3.1% 올랐다.
작년 8∼12월 3%를 웃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1월(2.8%) 2%대로 내려갔지만 한 달 만에 3%대로 올라섰다.
물가의 상승은 과일 가격의 급등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작황 부진 등으로 사과 가격이 오르고 이에 따른 대체 수요로 귤 등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2.5%)와 지난달 기준 신선식품 물가상승률(20.0%)을 비교하면 차이는 17.5%포인트(p)에 달한다. 두 지수 물가상승률의 괴리는 2022년 10월(18.6%p) 이후 가장 크다.
정부는 상반기 중 2%대 물가 조기 달성을 위해 범부처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3~4월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역대 최대 수준인 600억 원을 투입해 사과·배 등 주요 먹거리 체감가격을 최대 40~50% 인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오렌지·바나나 등 주요 과일을 직수입해 저렴한 가격으로 시중에 공급하고 수입 과일 3종(만다린·두리안·파인애플주스)에 대해 추가 관세 인하를 적용한다. 비상 수급안정대책반을 즉시 가동해 품목별 동향을 '일일 모니터링'도 한다.
다만 사과처럼 수입되지 않는 과일은 가을 수확 철이 오기 전까지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여기에 토마토, 딸기, 참외 등 주요 과채류 가격도 전년대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3월호' 보고서에서 '출하량 감소'로 이달 토마토, 딸기, 참외 등 주요 과채류 가격이 작년 같은 달보다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