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까지 재고 부담 이어질 듯
미국 투자 늘리는 한화솔루션
AMPC로 회복 앞당길까
국내 태양광 업체의 실적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6월부터 동남아시아를 통해 들어오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6월 이전까지 유입되는 관세 회피 물량이 연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내 태양광 모듈 재고는 45기가와트(GW)로 파악된다. 지난해 미국의 신규 설치량은 33GW다. 현재 글로벌 모듈 생산능력(CAPA)은 800GW 수준으로, 태양광 설치 수요량 390GW를 크게 웃돈다. 폴리실리콘 생산능력(600GW)도 수요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지속된 공급 과잉은 태양광 기업들의 실적을 끌어내린 주원인이다. 공급 과잉이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솔루션이 올해 1분기 600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년 만의 적자 위기에 놓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회사 측도 1분기 적자를 점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공급 과잉 심화에 따른 재고 증가와 비수기 영향으로 적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1분기 저점을 찍고 하반기에 회복하는 ‘상고하저’를 기대했지만, 업계는 연말까지 유의미한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엇갈린 전망을 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6월부터 동남아를 통해 들어오는 중국산 모듈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는데, 관세 회피 재고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대량 유입되고 있는 반덤핑관세 회피 목적의 모듈은 6개월 내 소진해야 한다”며 “연내 신규 물량 수요가 발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모듈 공장의 생산 능력을 계속해서 늘려감에 따라 공급 과잉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기댈 곳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이다.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영업이익에 반영한 AMPC는 2000억 원 규모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설비투자액(CAPEX) 3조2000억 원 중 2조6000억 원을 태양광에 투자한다. 향후 미국 태양광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면 5000억~6000억 원의 AMPC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화솔루션은 AMPC 매각 등의 여러 방안을 검토해 현금을 확보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지난달 미국 태양광 업체 퍼스트 솔라는 금융결제업체 파이서브(Fiserv)에 AMPC를 매각해 현금화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AMPC 유동화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다수의 글로벌 투자은행(IB)을 통해 적극적인 답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