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수은 법정자본금을 25조 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의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2014년 법 개정 후 15조 원으로 유지된 자본금이 10년만에 10조 원 늘어난 것이다. 납입 자본금이 14조7773억 원으로 늘면서 지난해 말 기준 98.5%였던 자본금 한도소진율은 60%로 떨어졌다. 대출 여력이 늘어난 셈이다.
현행 수은법 제4조에 따르면 수은의 법정자본금은 15조 원으로 명시돼 있다. 수은의 자기자본금은 법정자본금 15조 원을 비롯해 18조4000억 원가량이다. 수은법 시행령에 따르면 수은은 동일 차주에게 자기자본의 40%(7조3600억 원) 이상을 대출할 수 없다.
폴란드와의 무기 수출 계약 과정에서 이 수은법이 걸림돌이 됐다. 2022년 한국은 폴란드와 17조 원 규모의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당시 수은과 무역보험공사가 각각 6조 원씩을 폴란드에 빌려주기로 약정했다. 문제는 한국-폴란드 간 2차 무기 수출 계약 과정에서 벌어졌다. 폴란드는 추가 정책 금융·보증·보험을 요구하고 있는데 수은법 개정 전 남은 한도가 1조3600억 원에 불과했다. 이번 수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만큼 자본금이 늘어나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수은에서는 수은법 개정이 방산업을 넘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사업 지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작년 하반기부터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 등을 통해 수출 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번 수은법 개정이 이 같은 정책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