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일명 ‘삼삼데이(삼겹살데이)’를 앞두고 대형마트 업계가 돼지고기 품질 관리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돼지고기 품질관리 과정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등 검수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것. 최근 일부 유통채널에서 논란이 된 ‘비계 덩어리 삼겹살’ 등으로 인해 깐깐한 품질 관리를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3사는 삼겹살 대목인 삼삼데이를 앞두고 돼지고기 품질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소비자들의 공분을 산 ‘비계 덩어리 삼겹살’ 문제를 불식시기키 위한 조치다. 지난해 삼겹살데이 행사 기간 중 일부 유통업체가 지방 함량이 높은 삼겹살을 잇달아 판매해 논란이 컸던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당시 농림축산식품부는 비계 덩어리 삼겹살 유통을 막기 위해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마련, 축산업계에 배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에서도 삼겹살 대부분이 비계 덩어리여서 다시금 논란이 됐다.
이런 사태를 사전에 막기 위해 롯데마트는 최근 신선품질혁신센터에 ‘삼겹살 품질 검수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다. 새로 도입한 AI 장비는 딥러닝 기술로, 삼겹살의 단면을 분석해 살코기와 지방의 비중을 확인하고 과지방 삼겹살을 골라낸다. 또 롯데마트는 균일한 품질을 위해 직영 상품과 브랜드 상품, 수입산까지 삼겹살 상품의 관리 기준을 통일했다. 또 매장에서 취급하는 모든 삽겹살 상품을 신선품질혁신센터에서 직접 검수한다. 입고 단계에서는 정부 매뉴얼에 따라 일반 삼겹살 겉지방 10mm 이하, 오겹살 15mm 이하로 등지방 검품 기준을 이원화하고, 입고 시 샘플 검사 횟수를 2배 늘렸다.
이마트는 축산물 가공·포장센터인 ‘미트센터’에서 삼겹살 검품을 진행한다. 협력사-미트센터-점포 등 3곳에서 검품 절차를 거친다. 특히 미트센터에선 상품 생산 시 ‘과지방’ 상품을 집중 선별하고, 두 차례에 걸쳐 지방 제거 작업을 한다. 매장에서도 최종 진열 시 과지방 여부 재확인하고 필요 시 추가 소분 작업도 한다. 소비자가 품질 불만 제기 시엔 환불 보상도 한다. 이번 삼삼데이 행사를 앞두고는 바이어가 직접 생산현장을 방문해 집중 점검했다.
이마트도 ‘과지방 AI 테크 모델’ 도입을 준비하며 검수 기술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미트센터에서 삼겹살 포장 시 컴퓨터 ‘비전(VISION)’이 사진을 찍어 지방의 비율을 자동으로 식별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이번 삼삼데이를 앞두고 전국 점포의 베테랑 ‘축산명장’이 품질관리 코칭 강화에 나선다. 품질관리 부서에선 삼삼데이 전까지 협력사를 수시 방문해 고기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다. 또 신선 사후서비스(A/S) 제도를 운영해 삼겹살 구매 시 고객이 품질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100% 교환 및 환불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지난해 2월부터는 상품 품질 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라 삼겹살 원료육에서 지방 50% 이상 발생하는 경우 내부 규정에 따라 폐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