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의사 증원' 문제에 대해 27일 "국가가 국민의 관점에서 판단해 결정할 문제"라며 "그것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문제이고,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데 필요 조건으로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경제적 선두에 있지만, 인구 5000만 명 기준으로 1000명당 의사 평균 기준은 1.6명, 즉 8만 명 정도 부족하다"는 말과 함께 "오히려 20년 동안 한참 뛰어야 할 활동 적령기 의사가 7000명이 또 감축됐기에 '의사 증원'은 현재 의과대학에서 추가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특단의 지원과 투자 없이도 교육해 낼 수 있는 검증된 최소한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국 17개 시·도지사와 시·도 교육감 등이 참석한, 제6차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의료개혁', '2024학년도 늘봄학교 준비'에 대해 논의하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설명한 윤 대통령은 "국민이 아플 때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국가가 헌법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 된다"며 복지 핵심은 '의료'라고 강조했다.
의료계가 요구한 사법 리스크 완화, 필수의료 보상 체계 강화 등에 대해 수용, 의료사고 처리 특례법 안도 발표한 점을 언급한 윤 대통령은 "그럼에도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벌이고, 의료 현장에 혼란이 발생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이에 더해 "과학적 근거 없이 직역 이해관계만 내세워서 증원에 반대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국가의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적 조치"라는 등 발언도 이어갔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법시험 합격자를 2배 늘린 데 대해 '법치주의가 급속하게 진행, 우리나라 민주주의도 많은 기여를 했다'고 진단한 윤 대통령은 '의료 서비스 지역 불균형, 필수 의료체계 붕괴' 발생 이유로 "결국 의사 수를 묶고, 줄였기 때문"이라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의료 수요는 엄청나게 늘었는데, 그렇게 되면 의사 보수·보상 체계는 다른 어느 직역에 비해 높아졌고, 더욱이 비급여, 수입이 좋은 분야에만 가기 때문에 필수 진료가 망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며 "그렇다고 의사 수만 늘린다고 다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필수조건인 증원마저 이뤄지지 않으면 지금 말한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7년간 정체된 의대 정원을 더 늦기 전에 정상화해야 지역과 필수의료를 살릴 수 있고,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에도 대비할 수 있다. 임상 경험을 가진 의사가 많이 나와야 첨단 바이오산업 육성, 의과학자 양성도 가능해지고, 의과학과 첨단 바이오산업은 우리에게, 또 미래의 청년에게 양질의 고소득 일자리를 많이 보장하게 돼 있다"며 재차 의대 정원 증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늘봄학교 문제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주요 지자체별 상황에 대해 청취한 뒤 마무리 발언에서 "초등학교 시절은 기본적인 공부도 배워야 하지만 다양한 정서적 함양을 해야 하는 시기인데, 부모의 관심, 경제적 역량이 있다면 아무래도 다른 아이들보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좋은 기회를 받게 되고, 또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자녀들에게 자연스럽게 세습되는 것"이라며 국가 돌봄 체계가 사회의 자유와 평등을 실현시키는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대별로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정치적인 생각과 관계없이 이 부분은 아이들을 위해, 국가 미래를 위해 다 함께 노력해 주면 좋겠다"며 "늘봄학교 성공 여부는 모두의 관심과 협력, 유익한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이를 위한 지역사회의 많은 분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라며 "규제가 있으면 교육부가 수집해 관련 부처와 조속히 풀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도 저출산 문제 해결 실마리 찾는 것에 '국가돌봄 체계 정착'을 꼽은 뒤 "학교가 국가 돌봄 체계의 중심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총력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