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점프 시설, ‘육상체육시설 法 사각지대’....안성 사망사고는 예견된 일

입력 2024-02-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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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안성점 (연합뉴스)
▲스타필드 안성점 (연합뉴스)

경기도 안성 스타필드 내 놀이시설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가 난 번지점프 시설의 경우 당국의 안전 관리 대상에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법적 사각지대에 있는 문제로, 전문가들은 하루 빨리 안전망 테두리를 마련해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7일 안성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20분경 경기도 안성시 스타필드 내 실내 놀이시설 ‘스몹(스포츠 몬스터)’에서 60대 여성 A가 번지점프 기구를 이용하던 중 추락 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스몹은 스타필드 안성점 임대 매장 중 한 곳으로 클라이밍과 트램펄린, 농구, 번지점프 등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장소다.

A씨가 이용했던 놀이기구는 체험자가 몸에 하네스(가슴 줄)를 두르고 이를 카라비너(구조용 고리)로 천장 밧줄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면 체험자가 땅에 떨어지기 전에 서서히 속도가 줄어드는 구조다. 하지만 A씨는 당시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카라비너를 결착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스타필드 운영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입장문을 내고 “사고로 피해자분과 유가족분들께 송구스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유가족분들이 하루빨리 심리적, 물리적 고통을 회복하실 수 있도록 스몹과 협의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기타 유원시설로 신고된 스몹은 관광진흥법에 따라 해당 관할관청에 신고해야 하며 2년마다 정기 확인 검사와 사업자 안전교육 이수해야 한다. 또 이용객 피해 배상이 가능한 영업 배상책임보험을 가입해야한다.

여기에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제40조와 유기시설 및 유기기구 안전성 검사 등의 기준과 절차에 따라 안전보건진흥원의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표적으로 모노레일, 범퍼카 등 기구가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번지점프 기구는 물론 여러 차례 사망 사고를 일으켰던 짚라인 시설은 당국의 안전 관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동구남구을)이 2021년 ‘육상레저스포츠의 진흥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몇년 째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은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레포츠 시설 및 기구의 관리 운영 주체를 문화체육관광부로 일원화하고 짚라인, 번지점프 등 하강 레포츠 역시 관리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골자다.

국회 문체위 관계자는 “현재 하강 레포츠인 번지점프와 짚라인의 경우 안전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안전사고 예방 구멍이 나 있다”면서 “국민들의 안전한 여가 생활을 위해서는 안전 관리 주체를 하나로 합치고 빈틈을 메우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번지점프, 짚라인 등 사고가 나면 생명이랑 직결될 수 있는 만큼 관리는 더욱 철저히 해야 하는 시설이지만 법적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어 안전 공백 문제가 있다”면서 “조속한 법안 마련으로 안전 관리 대상에 포함하고 사고 시 보상 기준 또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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