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잡아라”…중계권에 수백억 투자하는 OTT 업계...왜?

입력 2024-03-04 05:00 수정 2024-03-0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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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체들이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중계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포츠의 콘텐츠의 경우 안정적인 콘텐츠 수급과 시청률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4∼2026년 한국 프로야구(KBO) 리그 뉴미디어 중계권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티빙은 계약 막바지 단계로 공식 발표만 앞두고 있다.

티빙은 3년간 KBO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총 1200억 원(연간 400억 원)을 베팅하는 강수를 뒀다. 이는 티빙의 절박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티빙은 ‘유미의 세포들’, ‘술꾼도시여자들’, ‘환승연애’, ‘이재 곧 죽습니다’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연이어 성공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적자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61억 원, 2021년 762억 원, 2022년 1192억 원으로 연간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CJENM은 광고형 요금제 도입 및 스포츠 중계 등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를 통해 경쟁력 제고에 나선 것이다. 특히 최근 류현진 선수가 KBO 리그에 복귀하는 만큼 스포츠 사업에 뛰어든 티빙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OTT 업계에서는 급증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부담을 낮추고 팬층이 두터운 스포츠 시청자를 신규 유입하는 락인(Lock-in)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실제 국내 OTT 시장에서 빠르게 2위 자리에 안착한 쿠팡플레이의 성공 요인은 스포츠 콘텐츠다. 쿠팡은 지난해 스포츠팬을 겨냥해 OTT 최초로 K리그 전 경기 중계를 시작한 데 이어 스페인 라리가, F1 그랑프리 현장 중계, 호주프로농구(NBL), 미국프로풋볼(NFL) 등 스포츠 콘텐츠 라인업을 대거 선보였다.

올해부터는 4년간 350억 원을 투자해 2024-2025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전 경기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내달 17일부터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를 선보이는 등 스포츠팬들이 열광할 만한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 잡기에 나섰다.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OTT에서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최근 월드레슬링 엔터테인먼트(WWE)의 인기프로그램 ‘RAW’ 경기를 2025년부터 10년간 독점 중개하는 대가로 50억 달러(약 6조6500억 원)를 베팅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맺은 스포츠 중계 콘텐츠 계약 중 최대 규모다. 오징어게임 흥행에 힘입어 넷플릭스가 K콘텐츠에 투자한 규모는 25억 달러(3조3000억 원)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팬층이 두터운 WWE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향후 드라마 등 콘텐츠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WWE RAW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로서 우리 스포츠 사업의 최적점인 스포츠 드라마에 어울린다”고 강조한 바 있다.

NBC유니버설이 운영하는 OTT 피콕도 NFL 플레이오프 경기를 독점 중계하며 시청자를 유인하고 있다.

OTT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도 흥행이 불투명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반해 스포츠 중계는 이미 두터운 팬덤을 확보하고 있어 시청률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스포츠 중계권은 시즌이 길기 때문에 한 작품을 다 보면 다른 서비스로 갈아탈 가능성도 현저히 낮아 충성팬 확보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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