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통해 "정부를 중심으로 그동안 다양한 제도개선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코리아디스카운트는 정책당국의 노력만으로는 해소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 해소를 위해 금융위원회, 유관기관 등 자본시장 각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개최됐다. 정부는 지난달 민생토론회에 참석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우리 자본시장이 풀어야 할 1순위 과제로 삼고, 앞서 일본의 사례를 본떠 기업의 자발적 노력을 유도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정 이사장은 "우리 자본시장은 지난 68년간 꾸준히 양적 성장하며 기업 자금조달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왔지만, 시장 규모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 자본시장의 주가순이익비율(PBR), 기업이익배수(PER) 등은 여전히 주요국에 비해 낮은 상황"이라고 했다.
1956년 처음 개장한 국내 자본시장의 PBR은 1.04배로 선진국(2.05배), 신흥국(1.58배)보다 모두 낮다. 또 다른 주요 주가지표인 PER 지수도 선진국(19.56배)은 물론 신흥국(14.32배) 대비 낮은 14.16배를 기록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이는 우리 자본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이 제대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정책 당국의 노력만으로는 해소될 수 없고,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 주주친화적 경영 등 기업의 스스로의 적극적 참여와 자발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거래소 차원에서 기업의 적극적 노력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기업 스스로가 가치 제고 계획을 원활히 수립하고 이행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 제공을 예고했다. 가이드라인의 내용은 우리 기업과 투자자,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확정한다.
밸류업 지수 개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출시한다. 또 밸류업 통합 홈페이지를 개설해 투자자들이 PBR, PER, ROE, 배당성향, 배당수익률 등 주요 투자지표들을 편리하게 비교해볼 수 있도록 제공하며, 밸류업 전담조직 신설을 통해 중소기업 대상 1:1 컨설팅, 현장지도, 교육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이를 통해 기업가치가 우수하거나,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우수한 기업들이 시장에 알려지고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겠다"며 "기업·투자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지원방안이 보다 기업 현실에 맞도록 주기적으로 보완하고 개선하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번 밸류업 지원방안이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인정되는 때까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적 시각에서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 오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우리 시장에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참석자 여러분들께서 지혜를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