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1천km 전선서 2000발 사용
러ㆍ우 동부전선 병력차 7대 1 수준
美 지원 정체…英ㆍEU 지원도 답보
전쟁이 3년째로 접어드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병력과 화력이 모두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지원이 의회에 가로막히는 한편, 서방의 지원도 피로도가 쌓이면서 전쟁 초기와 달리 주도권이 러시아 측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상황을 보도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병력과 화력에서 모두 밀리고 있는 반면, 무자비한(relentless)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짓밟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정은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 더욱 악화하는 중이다. 러시아는 치열한 참호전을 이어가던 동부 도네츠크 일부를 장악하면서 전황의 주도권을 되찾아갔다. 해당 지역을 사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던 우크라이나군은 철수하며 “병력의 수가 1대 7로 열세다”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군은 여전히 러시아에 맞서 싸우려는 동기가 충분하지만, 서방의 군사 지원이 둔화함에 따라 적을 막아내는 게 어려운 상황이다”고 보도했다.
이반 하브릴류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로이터 통신을 통해 “포병 탄약과 로켓의 부족으로 인해 공격이 아닌 방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라며 “러시아가 여러 전선에서 공격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한 군사 지원이 더 지연된다면 전선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지원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개전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미국의 공급 중단에 더해 EU는 3월까지 우크라이나에 100만 발의 포탄을 공급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절반 가까이는 이 기간 안에 공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독일은 군사 지원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수백km 떨어진 표적을 정밀공격할 수 있는 타우러스 미사일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영국도 지속적인 지지가 다가오는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표심을 살피는 가운데 지원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카네기 국제평화기금(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의 선임 연구원이자 러시아 군사 전문가인 마이클 코프먼은 러시아의 포병 발사 속도가 우크라이나 포병의 5배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코프먼은 “현재 우크라이나는 최소한의 방어 수요를 맞출 만큼의 포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방어를 지속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는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영토의 거의 5분의 1을 거머쥐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루스템 우메로프(Rustem Umerov)의 최근 발언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포탄은 하루 6000발 수준이지만 현재 하루 2000발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반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하루 2만 발 이상의 로켓을 발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병력과 포탄 부족이 지속하는 현 상황과 관련해 알자지라는 현지 통신원의 전황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자립(self-reliance) 모드로 전환 중”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