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농업, 항공 등 협력하기로
남미 순방으로 서방 고립 탈피 모색
미국 제재 재개된 베네수엘라도 화색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와 베네수엘라는 외무장관 회담을 열고 석유·가스 생산과 원자력의 평화적 사용 등에 관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논의를 위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직접 베네수엘라를 찾았다. 그는 이반 길 외무장관과 더불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만났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석유 생산, 가스전 개발, 농업, 의약품 분야의 협력 확대를 논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약속하는 문제도 논의했다”며 “모든 분야에서 협력 규모를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길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항공편을 늘리는 것과 이곳에서 러시아 기술로 인슐린 생산 공장을 개설하는 것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의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랜 동맹들에 손을 내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라브로프 장관은 남미를 순방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를 방문하기 전엔 쿠바를 찾았다.
미국으로부터 제재가 재개되면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된 베네수엘라 역시 러시아와의 협력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앞서 미국은 마두로 정권이 야권 인사들의 대통령선거 출마를 막았다는 이유로 한동안 유예했던 베네수엘라 석유와 가스 부문 제재를 다시 부과하기로 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민의 민주적 미래에 대한 열망을 지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라브로프 장관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는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길 장관은 “베네수엘라와 러시아는 국제무대에서 불법적이고 비합리적인 조치로 피해를 본 국가”라며 “그러나 양국은 오늘날 양 국민에게 구체적인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기능적이고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