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증강현실(AR) 기업 메디씽큐가 글로벌 1위 의료기기 회사 메드트로닉과 손잡고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선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전년 대비 10배 이상 성장한 매출을 기록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승준 메디씽큐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메드트로닉과 의료용 AR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스코프아이(SCOPEYE)’를 미국에 독점 유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글로벌 의료기기 최대 시장 진출을 통해 매출 증가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코프아이는 별도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의료진이 기존에 사용하던 영상 의료기기를 연결해 눈앞에서 생동감 있는 의료 영상을 보여주는 기기다. 외과 의사들은 수술 현장에서 수술대 옆에 설치된 별도의 모니터를 수시로 쳐다보면서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발생한다. 수술 중 불필요한 동작으로 효율성도 저하된다.
하지만 스코프아이를 통해 별도 모니터를 보지 않고 글라스를 통해 수술할 수 있다. 환자의 맥박수 등 다양한 정보와 내시경 등 의료영상을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스코프아이는 의료 현장에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제품”이라며 “스코프아이로 선명하게 정보를 확인하고 편안한 자세로 수술‧시술할 수 있어 피로감이 적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은 2022년 메디씽큐가 메드트로닉 본사와 체결한 세일즈 에이전시 계약 이후 1년간 미국 병원 100여 곳에서 제품을 사용하고 현지 의사들의 긍정적 피드백과 평가를 바탕으로 체결됐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메드트로닉 일본과 세일즈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스코프아이는 현재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등 주요 국가를 포함해 30개국, 60개 이상의 병원으로 수출돼 상용화되고 있다.
임 대표는 “2020년 첫 샘플 이후 4년이 지나 메드트로닉과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라며 “국내 의료기기 기업이 글로벌 최대 의료기기 회사와 독점 공급 계약까지 진행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인 만큼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이날 메디씽큐는 신규 시장 진출 계획도 발표했다. 스코프아이와 기존 2D 현미경에 광학 솔루션 모듈을 연동해 3D 현미경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사용자는 고가의 3D 현미경 장비를 새로 구매하지 않고도 2D 이미지를 3D로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메디씽큐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독일 광학 솔루션 회사와 협업 중이다.
이달에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JLK 테크놀로지로부터 210만 달러(약 28억 원)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메디씽큐는 이번 투자를 통해 현재 상용화된 제품의 제조·생산 독점권을 JLK테크놀로지에 부여하고, JLK 자체 공장을 활용해 안정적인 제조·생산 네트워크 확보와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임 대표는 “지금까지 샘플 위주로 판매했고, 지난해 1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이보다 10배 성장한 100~13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한다”며 “이 중 50%는 메드트로닉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도약해 내년부터 매출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