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2월 금통위 만장일치 동결 전망 우세…“라스트 마일 녹록치 않아”

한은 금통위, 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예정
기준금리 작년 1월 3.50% 결정 후 1년간 동결 유지
“연준 인하 신호 당분간 약해질 수 있어”
올해 경제·물가 전망도 관심사…성장률 2.1% 유지 예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 셋째)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4.01.11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이번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만장일치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산적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도에도 제동이 걸린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오는 22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통위를 연다. 이번 금통위에는 이달 13일에 취임한 황건일 금통위원도 참석한다. 작년 12월 박춘섭 전 금통위원이 경제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2개월여 만에 완전체로 회의를 진행하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건이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50%다. 작년 1월 3.25%에서 3.50%로 인상한 이후 1년째 동결을 유지하고 있다. 금통위 기준으로는 8차례(작년 2·4·5·7·8·10·11월, 올해 1월) 회의에서 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최장기간 동결기간은 1년 5개월 21일(2016년 6월 9일~2017년 11월 30일)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2월 금통위는 만장일치 금리 동결을 전망한다”며 “물가가 둔화 기조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수준이며 대외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추가 인상 필요성은 낮아졌다는 지난 1월 금통위의 톤은 유지하는 가운데 동결 기조 지속 필요성을 거듭 주장하면서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2월 금통위도 만장일치 동결 전망을 유지한다”며 “2023년 11월 이후 한은의 스탠스는 하나도 바뀐 것이 없다는 판단이고, 정책 결정권자들뿐만 아니라 경제도, 물가도, 금융 상황도 정책의 유지를 지지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물가는 1월 지표에서 나타났듯 ‘라스트 마일(Last Mile)’이 결코 녹록치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며 “기저효과가 약화되면서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도 다시 반등하고 있는데, 이는 아직 기조적 물가 둔화 흐름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7월에 한 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연말 기준금리 수준은 3.25%로 예상했다.

윤여삼·임제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아직은 신중해야 할 시점이며, 이번 주 2월 금통위에서 전반적 톤은 ‘긴축기조 유지’ 중립적일 것”이라며 “2월 금통위가 시장에 큰 악재까지는 아니어도 현재 반등한 금리를 정당화시킬 정도의 ‘매파적 뉘앙스’는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앞서간 시장기대를 통제하는 수준의 발언도 예상되고 금통위 소화까지 시장의 약세심리는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며 “그럼에도 최근 환율과 주가흐름은 금리 및 통화정책 사정보다 대외 및 국내 정책에 의해 움직이는 부분이 크다”고 덧붙였다.

강승원·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만장일치 동결을 전망했다. 연구팀은 “2월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 동결을 전망한다”며 “기축 통화국가인 연준의 금리인하 조건은 대내 요인인 고용과 물가 안정화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한국의 인하조건으로 △연준의 인하 신호 △물가 안정화 △가계 부채 문제 안정화 등 대내외 조건이 모두 필요하다고 꼽았다.

연구팀은 “2019년 사례 등을 감안할 때 세 가지 조건 중 연준의 인하 신호가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지난 1월 금통위 이후 금리인하를 위한 세 가지 조건의 달성 신호가 아직은 뚜렷하지 않았고 당사가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연준의 인하 신호는 당분간 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한은, 올해 성장률 2.1%·물가 2.6% 각각 예상…전망치 조정에도 ‘이목’

▲13일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

이날 한은은 경제전망 수정치도 발표한다. 작년 11월에 발표했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다. 직전에 전망(2023년 8월)했던 2.2%에서 0.1%포인트(p) 낮춘 것이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2.6%로 당시 기존 전망치(2.4%)보다 0.2%p 올렸다. 소비자물가 반기별 전망치는 상반기 3.0%, 하반기 2.3%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 또한 2023 년 11 월 경제 전망치를 유지하면서 경기 및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에 크게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6%에서 0.1~0.2%p 하향 조정될 수 있는데, 조정해도 여전히 목표 수준과는 괴리가 있다”며 “근원 물가 조정 폭(0.1%p)도 크지 않거나 유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경제는 나쁘지 않다”면서 “가계의 소비지출 전망은 크게 꺾이지 않았고, 향후 수입 전망은 회복 추세에 있다”고 봤다. 이어 “무엇보다 정말 힘들면 레버리지를 이용한 지출에 엄두를 내지 못하겠지만 현재 그럴 조짐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며 “경제 성장률 전망치(2.1%)는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