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교사의 생활지도에도 학생의 문제행동이 멈추지 않을 경우 행동중재전문가가 직접 학교를 방문해 교사를 위한 행동중재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필요한 경우에는 병원까지 연계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교실 속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긍정적행동지원(PBS)이라는 큰 틀 안에서 교사를 위한 △예방적 지원 △전문적 지원 △집중적·개별적 지원 방안을 수립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정서행동 위기 학생은 단순히 학생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교실 침체와 학교 붕괴, 때로는 교권 침해로도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PBS는 학생 문제행동의 동기를 찾아 행동중재계획을 수립·수행해 결과를 평가 후 학생에게 더 나은 행동을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시민단체 좋은교사운동과 현장교사가 참여하는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방안 마련 통합 TF'를 구성, PBS 시범운영 사례를 통해 교실 현장에서의 효과성을 확인했다.
먼저 서울시교육청은 문제행동에 대한 예방적 지원을 위해 교사를 위한 ‘교실 속 문제행동 지도 가이드북’을 제작한다. 가이드북은 학생이 수업 중 지속적인 소리내기나 자리 이탈 등 문제행동을 왜 하는지에 집중해 행동중재계획을 수립하고 행동중재를 실행, 평가하도록 지원한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문제행동의 예방적 지원이 전체의 80~85%에 해당될 것”이라며 “담임 선생님과 일반 교과 선생님들도 PBS에 대한 교육 방법들을 배우고 이해해 지도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조치가 교사들의 업무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구자희 평생진로교육과장은 “문제행동이 일어났을 때 교사가 반드시 (PBS를) 해야 한다는 어떤 의무는 아니다”라며 “교사의 자발적으로 무엇인가를 해보려는 의지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청은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하고 교사들이 그러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연수를 지속적으로 하는 등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행동에 대한 전문적 지원을 위해서는 학교 내 행동중재전문교사 양성에 나선다. 공·사립 초·중학교와 특수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를 대상으로 한 행동중재 전문과정을 운영한다.
양성 과정을 수료한 교사는 소속 학교 행동중재전문교사로 활동하며 개별학생 지원, 교사 컨설팅, 학급 및 학교 지원체제 마련 등에 나서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달 중 모집과 선정을 완료해 4월부터 8월까지 양성 과정을 운영하며, 올해 시범사업 이후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학교생활에서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하거나 지속적으로 반복될 경우에는 분야별 전문가 팀이 개입한다. ‘네잎클로버를 찾아가는 위기지원단’을 통해 자살시도나 심각한 자해 등 고위기학생 등을 대상으로 임상심리 전문가와 마음건강 전문가 등이 학교를 찾아가 상담 등을 통한 통합지원을 제공한다. 지원 대상은 △심리정서 고위기학생 △밀접교원 △고위기학생 보호자 △해당 학생 학급이다. 필요 시 전문기관 연계까지 이뤄진다.
조 교육감은 “교실 속 정서행동 위기학생에 대한 다각적 지원은 건강한 학생, 학교 그리고 교육공동체를 위한 정책이 될 것”이라며 “교사, 행동중재전문가 등 교육 구성원의 협력을 통해 학생 문제행동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교육환경을 개선해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