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진단기기 등 선보여
이재용 회장, 사법리스크 해소 후 첫 출장지로 중동 선택
삼성전자가 헬스케어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초 중동 지역 최대 헬스케어 전시회에 참가해 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기 등을 공개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자마자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아 현장 경영에 나섰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부터 4일 동안 UAE 두바이에서 열린 중동 최대 헬스케어 전시회 '아랍헬스 2024'에 자회사 삼성메디슨과 함께 참가해 각종 의료장비와 진단 기술을 공개했다.
1976년 시작해 올해 49회째를 맞는 아랍헬스는 중동 최대 규모 의료기기 전시회다. 올림푸스, 필립스, 캐논, 지멘스, 박스터 등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도 대거 참가했다.
삼성메디슨은 산부인과, 영상의학과, 근골격계 질환 등 모든 의료 분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초음파 영상을 활용한 다양한 진단기기를 선보였다. 또 방문객들은 최신 카메라 기술과 AI 기술을 접목해 사용 편의성이 대폭 개선된 삼성전자의 디지털 방사선 촬영 시스템을 직접 확인했다.
특히 AI를 기반으로 인텔과 협력한 너브트랙(NerveTrack)을 포함한 여러 관련 기술을 공개했다. 너브트랙은 마취 전문의가 환자의 팔에서 신경을 식별해 빠르고 정확하게 마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시간 신경추적 초음파 기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를 접목한 영상 진단 장비와 앞선 IT기술을 활용해 영상 화질 개선과 함께 사용의 편의성과 진단의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UAE는 이재용 회장이 사법리스크 해소 다음 날 해외 현장 경영으로 찾은 곳으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UAE를 비롯한 중동지역과 말레이시아 등을 찾아 헬스케어와 AI 등 다양한 신사업 분야를 점검할 예정이다.
삼성이 중동 지역에 공을 들이는 건 이 지역 헬스케어 및 의료기기 시장이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UAE 의료기기 시장 규모가 2022년 10억3160만 달러에서 2026년 13억3760만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이다. 특히 두바이 정부는 2016년 ‘두바이 산업전략 2030′을 통해 6대 육성 제조업 분야의 하나로 제약·의료기기를 포함하기도 했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10월 UAE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CEPA는 양국 간 관세 철폐, 서비스 교역 확대를 골자로 한다. 이중 의료기기 분야는 관세가 철폐된다.
또 같은 달 윤석열 대통령은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 참석해 디지털, 청정에너지, 바이오헬스, 우주 등 4대 분야에서 양국의 과학기술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바이오헬스와 관련해 "사우디는 130여개 병원이 연결된 가상병원 프로젝트를 보건의료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의 AI와 바이오헬스 기술이 결합하면 사우디 국민 건강과 보건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