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임상에서 주사제와 유사한 시력 개선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임상시험 결과보고서(CSR) 검토 후 글로벌 임상 자문단과 논의를 통해 올해 하반기 임상 2b상에 진입할 예정입니다.”
유재현 큐라클 대표는 5일 여의도 NH금융타워에서 경구용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 ‘CU06’ 미국 임상 2a상 톱라인 결과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임상은 미국에서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 67명을 대상으로 12주간 100㎎, 200㎎, 300㎎을 각각 하루 1번 경구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 대표는 “3개월간의 단기 임상을 통해 부종의 추가적인 진행이 없었고, 상대적으로 시력이 낮은 그룹에서 주사제의 실사용 데이터와 유사한 시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약물과 관련된 심각한 이상반응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17조 원 정도 판매되는 안구 내 주사제(Anti-VEGF)의 실사용 데이터를 보면 투여 12개월 차에 최대교정시력이 평균 5~5.4글자 정도 개선된다”며 “CU06는 3개월 투여만으로 5.8글자가 개선되는 환자군을 찾아 임상 2b상을 진행할 수 있는 단초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CU06는 난치성 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인 혈관내피기능장애 치료제다. 당뇨병성 황반부종, 습성 황반변성, 궤양성 대장염,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질환이 혈관내피기능장애로 발생한다. 큐라클은 △상용화 가능성 △의학적 차별화 가능성 △시장성 △확장성 등을 이유로 망막 혈관질환을 우선 개발 치료 영역으로 선정했다.
유 대표는 “망막 혈관질환은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며 “주사제보다 효과가 높으면 주치료제로 쓰일 수 있고 조금 낮아도 CU06로 우선 처방 후 치료 효과가 부족한 환자들은 주사제로 치료받으면 되기 때문에 확장성이 크다”고 말했다.
CU06가 주목받는 이유는 경구용 치료제라는 점이다. 당뇨병성 황반부종과 습성 황반변성과 같은 망막 질환 치료제는 주사제형만 있다. 망막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게 기술적으로 쉽지 않아서다. 경구용인 CU06가 허가를 받으면 세계 최초 먹는 망막질환 치료제가 된다.
유 대표는 “주사제 위주인 망막 혈관질환 시장에 경구용인 CU06은 경쟁력이 있다. 복용이 편리해 환자의 치료 부담을 줄 일 수 있고, 주사로 인한 부작용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주사제보다 효과가 부족하더라도 습성 황반변성이나 당뇨병성 망막병증으로 확장할 수 있어 다양한 치료 옵션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큐라클은 CU06으로 수십 조원 규모의 망막 혈관질환 규모 시장을 정조준 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망막 혈관질환(당뇨병성 황반부종‧습성 황반변성)의 시장 규모는 2023년 156억 달러(약 20조 원)에서 2031년 340억 달러(약 45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는 이중 CU06이 확실히 타깃할 시장은 32억 달러(약 4조 원)로 예상하고 있다.
큐라클은 임상시험 결과보고서 수령 후 올해 임상 2b상 진입이 목표다. 임상 2b상에서는 통계학적으로 의미있는 효력을 확인하고 적정 용법과 용량을 결정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3월말 임상시험 결과보고서(CSR)가 나올 예정”이라며 “이후 글로벌 임상 자문단과의 논의를 통해 후기 임상 디자인을 결정하고 올해 하반기 임상 2b상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