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팬데믹 당시 3000억 달러 돌파하기도
생성형 AI 업계 유입된 자금은 전년 대비 5배↑
오픈AI·앤스로픽에 대기업 자금 쏠려
고금리에 벤처캐피털 투자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에 유입된 자금도 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한 가운데 스타트업 투자가 촉진되고 기업공개(IPO) 시장이 되살아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에 유입된 자금은 1670억 달러를 기록해 2년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1년에 유입된 금액과 비교하면 52% 줄었다.
벤처캐피털 투자가 감소한 데에는 고금리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원을 찾아 떠나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이다.
2021년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일제히 인하하면서 실리콘밸리에 벤처 투자 붐이 일었다. 당시 미국 스타트업으로 흘러 들어간 자금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3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스타트업 호황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바로 다음 해인 2022년부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시작됐다. 이에 위험도가 높은 스타트업 투자에서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떠났다.
업계 큰손들도 스타트업 투자에 조심스러워하는 추세다. 미국 벤처캐피털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는 지난해 20건의 거래를 체결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21년의 194건에서 크게 감소한 것이다. 앤드리슨호로위츠도 지난해 전년 대비 94건 줄어든 145건의 계약을 맺었다.
스타트업을 향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임에도 인공지능(AI) 업계는 선방했다. 지난해 생성형 AI 벤처 기업에 투입된 금액은 254억 달러로 전년 대비 약 5배 늘었다. 다만 전체 자금의 약 3분의 2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그 경쟁사인 앤스로픽으로 쏠렸다.
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스타트업 투자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호황은 다시 누리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벤치마크캐피털의 빌 걸리 총괄 파트너는 “좋은 기업이 무엇이고 얼마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 얼마나 수익성이 나야 하는지 등에 대한 기대치는 3~4년 전과 크게 달라졌다”며 “스타트업들이 비용 절감과 수익성 향상이라는 압박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