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부호 가문 지도 변했다…사라지는 중국 부자, 떠오르는 인도 갑부

입력 2024-01-29 14:46 수정 2024-01-2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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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위 20위에 한 명도 못 올려
홍콩 재벌 5곳 중 4곳 재산 감소
인도, 톱10 중 4개 차지
1위는 1027억 달러의 암바니 가문
삼성가는 12위로 전년보다 2계단 하락

아시아 부호 가문의 지형도가 변했다. 중국과 홍콩 부자들의 자산이 감소하고 있지만 인도 재벌의 재산은 급증했다.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한국 삼성가(家)는 아시아 가문 순위에서 전년 대비 2단계 하락한 12위를 기록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집계하고 있는 억만장자지수에 속한 아시아 부호 가문 상위 20곳이 보유한 재산이 24일 기준 5340억 달러(약 715조 원)로 지난해 3월과 비교해 550억 달러 늘었는데 이는 인도 가문의 재산이 가파르게 늘어난 결과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올해 순위에서는 중국 부호의 자산가치 하락이 두드러졌다. 2019년 아시아 부호 가문 순위가 처음으로 집계된 이후 중국 본토 부호는 단골손님이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관련 집계에서 중국 본토 가문이 상위 20위권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헝다에서 출발한 부동산 위기 탓에 이들의 자산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20위 안에 들어간 홍콩 부호 가문 5곳 중 4곳의 재산이 줄었다. 홍콩 부동산업체 뉴월드를 이끄는 청 가문은 중국 부동산 위기 속에 지난해보다 재산이 24억 달러 줄었는데 이는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상당한 양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부호 가문은 주식시장의 급락과 중국의 지속적인 부동산 위기에 직면하면서 자산가치가 하락했다”라며 순위 변동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 부호들이 빠져나간 빈자리는 인도 갑부가 채웠다. 실제로 아시아 부호 가문 상위 10곳 중 4곳이 인도 재벌이다. 뒤이어 태국과 홍콩 가문이 각각 2곳, 대만과 인도네시아가 1곳씩 이름을 올렸다.

인도 재벌은 자국 경제의 탄탄한 성장세를 앞세워 자산을 키웠다. 지난해 중국을 추월하고 세계 최대 인구 대국으로 성장한 인도는 최근 상장사 시가총액 기준으로 홍콩을 제치고 글로벌 증시 순위 4위에도 올라섰다.

아시아 최대 부호는 인도 석유 재벌 암바니 가문이다. 작년에 이어 아시아 부호 1위를 지켰다. 석유회사 ‘릴라이언스’를 이끄는 암바니 일가의 보유 재산은 무려 1027억 달러에 달한다.

2위는 인도네시아 담배회사인 자룸과 아시아중앙은행(BCA)을 소유한 하르토노 가문(448억 달러)이다. 3위는 인도 건설업체 사푸르지팔론지 그룹을 운영하는 미스트리 가문(362억 달러)으로, 작년 4위에서 한 계단 올라섰다.

뒤이어 홍콩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순훙카이를 이끄는 궈(郭) 가문(323억 달러)과 태국 대기업 CP그룹의 치라와논 가문(312억 달러)이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가(家)의 자산은 182억 달러로 순위가 지난해 10위에서 12위로 떨어졌다. 20위권에 포함된 한국 재벌가는 삼성이 유일하다. 삼성가는 2019년(285억 달러)을 시작으로 2020년(266억 달러)까지 아시아 부호 상위 5위를 유지했으나 2022년 15위(163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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