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지수, 2거래일째 사상 최고치 경신
경제 연착륙 기대, AI 기반 기술주 강세 영향
중국·홍콩증시, 8년 만에 최악의 새해 출발
부동산 위기·외국인 투자자 신뢰 추락 여파
22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만8000선을 돌파했다.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36% 상승한 3만8001.81에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사상 최고치를 무려 세 차례나 경신했다.
S&P500지수도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4850.43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32% 상승한 1만5360.29로 집계됐다.
뉴욕증시 고공행진은 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와 인공지능(AI)을 내세운 IT 기업들의 강세 결과다.
UBS자산운용의 솔리타 마르셀리 애널리스트는 “AI는 올해와 2020년대 남은 기간 글로벌 기술주를 다시 이끄는 핵심 테마로 남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우린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선호를 유지하고 메모리와 AI 엣지 컴퓨팅 관련 부문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탄한 경제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투자자들이 더는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점도 주효했다. CIBC프라이빗웰스의 데이비드 도나베디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강세장에 관한 이야기가 바뀌고 있다”며 “그간 투자자들의 낙관론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있을 거란 믿음에 의해 주도됐지만, 이제 투자자들의 믿음은 튼튼한 경제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가 아무리 높아져도 경제는 계속 순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증시와 중국 기업이 대거 상장해 있는 홍콩증시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2022년 4월 이후 최대 낙폭(2.7%)을 기록했다. 같은 날 홍콩 항셍지수는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종가로 마감했다. 항셍지수는 이달 들어 12% 이상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낙폭에 맞먹는 수준이다.
그 결과 홍콩증시는 세계 4위 주식시장 자리마저 인도증시에 내줬다. 인도증시 시가총액은 이날 마감 기준 4조3300억 달러로, 홍콩증시(4조2900억 달러)를 사상 처음으로 추월했다. CNN은 중국과 홍콩증시가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악의 새해 출발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화권 증시는 중국 경제에 대한 지속적인 불안감에 발목 잡힌 상태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중국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인 ‘5% 안팎’에 부합했지만, 여전히 부동산 위기는 이어지고 있고 경제 성장세 역시 코로나19 대유행 때를 제외하면 수십 년 만에 가장 느린 수준이다.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 신뢰는 땅에 떨어졌고 중국과 홍콩증시는 수년째 하락하고 있다.
미즈호은행의 켄 청 투자전략가는 “외국인들이 중국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를 계속 줄이고 있다”며 “이들은 중국에서의 사업 환경과 관련해 약세장을 전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부동산 혼란을 해결하고 경제 회복을 촉진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를 여전히 꺼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도 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이에 당국은 홍콩거래소를 통해 중국 본토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2조 위안(약 372조 원)을 동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에 23일 상하이종합지수는 0.53% 상승했고 항셍지수는 3% 가까이 급등했다. 여전히 해당 조치가 부진을 끝내기에 충분할지 확실하지 않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