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탐구생활]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 '정통 대우맨'의 근본 리더십…"연은 역풍에 높이 난다"

입력 2024-01-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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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은 순풍이 아니라 역풍에 가장 높이 난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변화와 도전의 자세를 주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영웅은 난세에 탄생한다고 했던가. 백 사장은 창사 이래 유례없던 대내외 악재를 극복하고 대우건설의 성공적인 비상을 견인해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백 사장은 실무와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38년 차 '진골(眞骨)' 대우맨이다. 1963년생으로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5년 대우건설에 공채 입사 후, 주요 아파트 현장소장과 주택CM팀장을 거쳐 주택사업본부장으로 보임됐다. 2017년부터 리스크관리본부 본부장을 맡아 회사의 리스크관리 체계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2021년 12월 중흥그룹으로 새롭게 편입된 후, 2022년 2월 대우건설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백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어려운 경영 환경에 직면했다. 그가 수장이 된 해, 세계 경기는 코로나19와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삼고'(三高)에 허덕이며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금융시장 경색으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 조달도 쉽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값과 인건비가 치솟으면서 건설 경기는 빠른 속도로 침체됐다.

대우건설은 내부적으로도 변화의 한 복판을 지나고 있었다. 중흥그룹 편입 이후 대우건설의 첫 사령탑으로 보임된 백 사장은 조직 재정비와 수익성 개선이란 큰 과제를 맞닥뜨렸다. 더불어 업계 안팎에서 불거진 '중흥 리스크'란 근거 없는 네거티브도 극복해야 했다.

백 사장은 '위기에 강한' 리더십을 십분 발휘, 이러한 악재를 정면돌파했다. 우선 그는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중대재해 없는 현장 만들기에 역량을 집중했다. 또 국내 개발 사업 및 해외 사업 확대, 신기술 개발과 신사업 추진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도입해 업무 능률을 끌어올렸다.

특히 그는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주력 사업에 회사 전체의 역량을 집중하는 강수를 뒀다. 이를 통해 2년 연속 매출 개선에 성공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란 쾌거를 이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2022년 연간 매출액(연결 기준)은 10조4192억 원, 영업이익은 7600억 원으로, 영업이익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8조8696억 원으로, 전년 동기(7조2109억 원) 대비 23% 증가했다. 이는 연간 목표인 10조9000억 원의 81.4% 해당하는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5846억 원으로 전년 동기(5132억 원) 대비 13.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3964억 원) 대비 4% 증가한 4122억 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부채비율도 2021년 말 225%에서 2022년 말 199%, 2023년 176%(3분기 기준)로 낮아지며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이러한 실적 호조는 업황침체로 불확실성이 큰 경영환경 속에서 일궈낸 값진 성과로 평가된다.

백 사장의 '뚝심 경영'을 바탕으로 시공능력평가 '톱 3'에도 화려하게 복귀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3위를 기록해 2022년 6위에서 단숨에 세 계단을 뛰어올랐다. 백 사장 취임 이후 무려 6년 만에 상위권을 탈환한 것이다.

실제 그는 '주택통'이자 주택사업에 잔뼈가 굵은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로 불린다. 그의 역량은 이미 실적으로 증명됐는데,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을 맡았던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대우건설 주택건축사업부문은 역대 최대 성과를 거뒀다.

백 사장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신(新)시장 개척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해외건설 강자'란 수식어에 걸맞은 축적된 건설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지 확보에 공을 들이는 기조다. 대우건설의 오랜 텃밭인 리비아, 베트남, 나이지리아, 알제리를 비롯해 투르크메니스탄,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 신시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대규모 신항만 건설공사에 참여하며 대표 거점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실제 지난해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 공사'(5억8918만 달러) △리비아 '패스트트랙 발전 공사'(7억9000만 달러) △이라크 알포 컨테이너 터미널 상부시설 연약지반 개량공사(1억3000만 달러) 등을 잇달아 수주했다.

이는 고스란히 견조한 실적으로 연결됐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신규 수주액은 9조189억 원으로, 연간 수주목표액인 12조3000억 원의 73.3%를 달성했다. 특히 신규 해외수주액은 2조 4061억 원을 기록해 연간 목표액인 1조8000억 원을 133.7% 초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미래 먹거리인 수주 곳간도 두둑하다. 대우건설의 3분기 말 기준 보유 수주 잔고는 45조5455억 원으로, 연간 매출액 대비 4년 4개월 치 일감을 확보해 둔 상태다.

여기에 캐나다, 미국 등 북미지역에서 개발사업과 풍력발전, 자원순환, 수소 등 친환경 사업 참여를 타진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힘쓰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백 사장은 오랜 시간 현장에서 땀 흘리며 직원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몸으로 체득해 누구보다 대우건설의 정서와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두터운 신뢰와 지지를 바탕으로, 백 사장 취임 후 대우건설은 조직 안정화 외형 성장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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