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甲辰)년 ‘청룡의 해’를 맞아 변하는 노동제도에 대해 산업재해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마중의 박상현 수석 변호사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습니다.
Q.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 관련 변화가 예상되는 제도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1.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 50인 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2024. 1. 27. 시행)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 등에게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위반해 사업장에 중대 재해(중대 산업재해 또는 중대 시민재해)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을 형사 처벌하는 법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2021년 1월 26일 공포되어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됐으나, 개인사업자 또는 상시근로자 50명 미만 사업장에 대하여는 2024년 1월 27일부터 시행한다는 부칙을 뒀습니다.
이에 2024년 1월 27일부터는 상시근로자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다만 사용자 측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법 시행을 2년 더 유예할 것을 촉구하고 있고, 최근 정부와 여당에서도 이를 추진 중이기에 노동계와 사용자 측, 정부와 여·야간 갈등이 예상됩니다.
2. 최저임금법 : 매월 1회 이상 정기상여금 및 현금성 복리후생비 전액 최저임금 산입 범위 포함(2024. 1. 1. 시행)
2023년에는 매월 1회 이상 정기 지급되는 상여금은 최저임금 월 환산액의 5%, 복리후생비는 1%를 초과하는 금액만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있었으나, 2024년부터는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 및 현금성 복리후생비 ‘전액’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2024년 월 기본급이 1,800,000원인 경우 2024년 월 최저임금 2,060,740원에 260,740원이 부족해서 최저임금법 위반입니다.
하지만 만약 위 기본급 외에 정기상여금이 400,000원, 식대가 200,000원이 지급되는 경우 2023년까지와 달리 2024년부터는 정기상여금 및 식대와 같은 복리후생비의 ‘전액’이 최저임금 산정에 산입될 수 있으므로 앞선 예시에서 정기상여금과 식대를 기본급 1,800,000원에 전액 산입하면 총액이 2,400,000원이 되어 월 최저임금을 초과하므로 최저임금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게 됩니다.
3. 근로기준법 : 30인 미만 사업장, 주(週) 52시간제 시행 계도기간 연장(2024. 1. 1. ~ 2024. 12. 31.)
1주일의 근로시간이 40시간을 넘을 수 없고, 노사 간 합의한 경우에 한해 1주 12시간을 한도로 연장근로를 허용하는 주(週) 52시간제가 2018년 7월부터 시행됐습니다. 다만 기업 규모에 따라 시행 시기를 차등 적용했고, 30명 미만 사업장의 경우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하면 1주 8시간 한도 내 연장근로를 허용하여 1주 최대 60시간(기본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30인 미만 사업장 추가 연장근로 8시간) 근로가 가능했습니다.
8시간 추가 연장근로 조항이 일몰제로 2022년 12월 31일 폐지되면서 2023년 1월 1일부터는 30인 미만 사업장도 주 52시간제를 준수해야 했는데, 고용노동부는 사업주가 이를 위반하더라도 즉각 처벌하는 대신 최대 9개월의 시정기회를 주는 계도기간을 2023년 12월 31일까지 부여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고용노동부는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제 시행 계도기간을 2024년 12월 31일까지로 1년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계도기간 중에는 근로감독 또는 진정 등 처리 과정에서 근로시간 한도 위반이 확인되더라도 필요시 추가로 3~6개월의 시정기회를 부여합니다.
또한 법령 개정은 아니지만, 주 52시간제 하에서 연장근로 한도를 지켰는지 여부를 때질 때는 1일 8시간을 초과했는지가 아니라 1주간 총 근로시간에서 법정 근로시간(1주당 40시간)을 빼는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7일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부분을 무죄 취지로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0도15393 판결).
대법원 상고심에서는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 한도 위반 여부를 따지는 계산 방법이 쟁점이 됐습니다. 대법원은 “1주간 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하는지 여부는 1주간의 근로시간 중 40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1일 8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 시간의 합계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1주간 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를 계산하는 방법에 관해 하급심 판결이나 실무에서 ‘1일 8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 시간을 1주 단위로 합산하는 방식’, ‘1주간 40시간을 초과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방식’ 등이 혼재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1주간 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를 계산하는 방법에 대해 최초로 판단한 사건입니다.
연장근로시간 위반 여부 판단 시 1일 8시간을 초과했는지가 아닌, 1주간 근로시간 중 40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4. 고용보험법 시행령 : ‘6+6 부모육아휴직제’ 시행(2024. 1. 1. 시행)
2024년부터는 자녀의 생후 12개월 내에 부모가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첫 3개월간 부모 각각에게 육아휴직 급여로 통상임금의 100%(월 최대 300만원)를 지급하는, 이른바 ‘3+3 부모육아휴직제’를 확대 개편해 ‘6+6 부모육아휴직제’가 시행됩니다.
이는 대통령 주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발표한 저출산 대책(2023년 3월 28일) 후속 조치로, 자녀 생후 18개월 내 부모가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첫 6개월 간(기존 3개월) 부모 각각의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종전 80%)까지 지급하며 최대 450만 원까지 지원합니다(부모 각각 6개월 사용 시 부모 합산 최대 3900만 원 지원).
▲ 박상현 변호사
제5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중앙지방법원 국선변호인, 조정위원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직무대리를 지낸 바 있다. 현재 산업재해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마중에서 수석(파트너) 변호사를 맡아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산재 및 형사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