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안전보건공단)이 지난해 말 축사를 대상으로 지붕공사 추락재해 예방 시스템을 시범 구축했다. 올해부턴 지도 구축 사업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0일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축사‧공장‧창고 건설 현장에서 125명이 지붕공사 사고로 숨졌다. 사망사고는 주로 1~2일 초단기 공사에서 발생했다. 이에 공단은 지붕 위험도를 시각화해 사고 예방에 활동할 수 있도록 자체 시범사업을 기획했다.
공단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경남 합천군과 협업해 군내 축사 405곳을 대상으로 선정하고, 사업내용을 주민들에게 안내한 후 드론을 사용해 항공촬영을 했다. 이후 전문가들과 함께 촬영한 지붕의 재질, 노후, 파손, 채광창, 태양열 발전, 개구부 등 위험요소에 면적, 수량 정보를 반영한 위험도 판정 기준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위험도를 5단계(위험·심각·경고·주의·양호)로 구분했다. 공단은 축사별 위험도를 축사 위치정보에 결합해 디지털 지도를 제작했다. 지도에는 현실의 시설·장소를 가상의 디지털 공간으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했다.
공단은 제작한 지도를 토대로 고위험 축사에 대한 직접 기술지원, 안전보건 자료 배포, 합천군과 합동점검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축사뿐 아니라 공장, 산업단지 등 지붕공사 위험 사업장에 대해서도 디지털 지도를 제작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지붕재 종류와 위험요소를 파악하는 자동 인식 시스템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위성·항공촬영 데이터를 수집하고 데이터셋을 구축한다.
이 밖에 추락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변위·접근감지센서 등 향후 센서종류 확정)를 설치하는 등 지붕공사 근로자 보호조치도 시범적으로 벌인다.
최종적으로는 개발한 시스템을 지붕공사 고위험 사업장 밀집지역 등에서 산업재해 예방사업에 적용하는 것이 공단의 목표다. 공단은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넓은 지역에서 지붕 위험도 데이터베이스를 신속하게 구축하면 추락위험 구간 관리와 작업현황 밀착 관리 등 효율적인 산재 예방사업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종주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디지털 트윈 등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산재 예방 모델 구축을 통해 효율적인 사망사고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스마트 안전보건 시스템을 발굴하여 중대재해 감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