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상태로 밤새워 뒤척이는 불면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불면증이란 환자들이 주관적으로 호소하는 불면 증상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주로 잠자리에 들기 힘들거나 수면 중간에 계속 깨는 증상이 나타난다.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다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선잠을 잔 것처럼 피곤함을 느끼는 것도 흔한 증상이다.
이런 증상이 3개월 이내로 나타나면 '단기 불면 장애', 주 3회 이상의 빈도로 3개월 이상 지속하면 '만성 불면 장애'로 진단한다. 단기 불면 장애가 점차 잠에 대한 집착과 과도한 걱정으로 인해 만성 불면 장애로 진행되기도 한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정신 질환이 불면증을 동반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주기성 사지 운동증, 하지불안증 등의 질환도 불면증을 유발한다. 원인 질환이 있다면 불면증에 앞서 해당 질환에 대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제대로 잠들지 못해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8년 85만5025명에서 2022년 109만8819명으로 28.5% 증가했다. 2022년 기준 연령대별로는 60대가 23%로 가장 많았으며 50대 18.9%, 70대 16.8% 순으로 파악됐다.
불면 장애 치료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에서 시작한다. 몸의 생체 시계에 올바른 수면 습관을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생체 시계란 주간에는 신체 활동을 하고, 밤에는 잠을 자는 패턴으로 활동 시간과 수면 시간을 몸이 스스로 예측하는 것을 말한다. 낮 시간에 운동 등 신체활동을 하며 아데노신 등 수면 촉진물질을 뇌에 쌓아두면, 밤에 원활하게 수면에 진입할 수 있다.
각성을 유도하는 카페인 섭취 시간을 조율할 필요도 있다. 커피는 오전 10시 30분 이전에, 하루에 한 잔만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 음주 역시 깊은 잠자리에 드는 것을 방해해 불면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조명이 수면을 방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빛이 망막에 들어오면 수면을 위한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해한다. 따라서 밝은 조명 아래 야간 근무를 하거나 취침 2시간 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김선영 이화여대 서울병원 수면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면 장애 치료의 첫 관문은 정확한 취침시간을 설정하는 것”이라며 “낮잠을 포함해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들은 최대한 배제한 채 동일한 입면 시간과 기상 시간을 지켜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불면 증상을 그대로 방치하면 점점 잠에 집착하게 되고, 예민해지면서 만성 불면 장애로 진행돼 치료가 더욱 지체되기도 한다”라며 “불면 증상이 있다면 수면센터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수면의 질과 삶의 질을 회복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