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3개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전쟁 비용…쑥대밭 된 중동 경제

입력 2024-01-0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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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5~10개월 지속 시 이스라엘 GDP 최대 10% 증발 전망
가자지구 주택 3분의 2 파괴, 일자리 66% 사라져
요르단, 이집트, 레바논 등 관광업 의존 국가들도 비상
IMF “중동과 북아프리카 경제 전망 수정 중”

▲이스라엘군의 포격으로 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가 폐허로 변했다. 가자(팔레스타인)/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포격으로 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가 폐허로 변했다. 가자(팔레스타인)/AF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3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전쟁 비용과 취업난 등 경제적 문제가 곳곳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전쟁은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줬을뿐더러 나아가 중동 전체 경제에도 커다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보다 좋지 않은 상황이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쟁이 5~10개월 더 지속하면 이스라엘이 최대 500억 달러(약 66조 원)의 손실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이스라엘 국내총생산(GDP)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팔레스타인도 상황은 좋지 않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건물의 약 절반과 주택 3분의 2가 손상되거나 파괴됐다. 이로 인한 이재민은 180만 명에 달한다. 또 국제노동기구(ILO)는 전쟁 이후 가자지구 일자리 66%가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이번 전쟁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경제 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들 지역의 경제활동은 전쟁 전부터 둔화세를 보였다. 성장률은 2022년 5.6%에서 지난해 2%로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쟁까지 더해지면서 경제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광업이 GDP 10%를 차지하는 요르단에선 관광객 씨가 말라가는 중이다. 현지 여행사 관계자는 “전쟁 때문에 여행 취소가 잇따랐다”며 “그렇게 몇 달 동안 예약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집트에서도 외국인 관광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집트는 이미 경제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를 요청한 상황이다. 골드만삭스의 파루크 소우자 이코노미스트는 “우린 이미 이집트와 같은 인근 국가들에서 관광 예약이 취소됐다는 보고를 받고 있다”며 “이집트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7월 1일~2024년 6월 30일)에만 수십억 달러의 관광 수입을 잃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관광업이 무려 GDP의 40%에 달하는 레바논은 이미 전쟁 발 경제 위기가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악화하자 IMF는 이스라엘 전쟁 영향권에 든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IMF는 최근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서안·가자지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이집트와 요르단, 레바논도 이미 경제적 문제를 겪고 있다”며 “중동과 북아프리카 경제 전망을 수정하고 있고 이들에 대한 정책 조언과 기술 지원, 자금 조달을 강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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