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줄인상에도 오픈런…“한국인은 호갱” 지적도(종합)

입력 2024-01-0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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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10% 가격 인상...프라다, vic 혜택 종료

디올, 10% 가격 인상...프라다, vic 혜택 종료
티파니·펜디·델보 등 1~2월 내 가격 인상 예정
"소비심리 증폭…합리적인 가격 정책 필요"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연초부터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경기 불황에 명품 시장 성장세도 둔화하고 있지만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연이은 가격 인상에도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면서 '한국이 호갱(호구+고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4일 명품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DIOR) 주얼리가 10일부터 10% 안팎의 가격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가격 인상 이후 6개월 만이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프라다(PRADA)도 당초 3일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로 했으나 이달 중순으로 인상 계획을 미뤘다. 인상 폭은 5~10% 사이에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최우수 고객등급인 VIC(Very Important Customer)의 10% 할인 혜택도 31일부로 종료한다.

명품 보석 브랜드인 티파니앤코(TIFFANY&Co.)도 11일부터 5% 안팎 가격을 올리고, 펜디(Fendi)가 12일을 기점으로 일부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파악된다.

벨기에 명품 브랜드 델보(Delvaux)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부첼라티(BUCCELLATI)도 8일쯤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루이비통(Louis Vuitton)과 부쉐론(Boucheron) 등 브랜드도 1~2월 내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샤넬(CHANEL)은 9일부터 주얼리 제품 가격을 상향 조정함에 따라 조만간 핸드백 등에 대한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지난해 9월 호주·일본 등 해외 일부 국가에서 샤넬이 클래식 핸드백 등 가격 인상을 단행한 만큼, 업계에선 조만간 국내 제품가도 오를 것이란 얘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간 명품브랜드들이 1년에 여러 차례 가격을 올리는 'N차 인상'으로 주목받았던 터라 추가 가격 인상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Hermes)는 1일부터 국내 신발 제품 가격을 약 14~43% 인상했다. 지난해 1월 의류와 가방, 신발 등의 가격을 5~10% 인상한 지 1년 만이다.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롤렉스(ROLEX)도 1일부터 ‘데이트저스트’ 등 주요 상품 국내 가격을 약 8% 인상했다. 같은 날 롤렉스 산하 브랜드 튜더(TUDOR)도 지난해 1월과 9월에 이어 2%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다만 지난해 명품 수요가 꺾인 만큼 가격 인상 횟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세계 고급 패션 브랜드 시장의 지난해 매출액은 3620억 유로로, 전년 대비 약 3.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31.8%, 20.3% 폭발 성장세를 보였던때와 비교하면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처럼 해외 명품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소비자들로 하여금 '기왕 살 거면 더 비싸지기 전에 사야 한다'는 소비심리를 증폭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품 가격이 코로나19부터 매년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MZ세대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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