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뽑아도 안나와' 메이플스토리 아이템 확률 조작 넥슨, 과징금 116억 원

입력 2024-01-0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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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 불리하게 변경하고 고지 안해…전자상거래법 적용 최다 과징금

▲게임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이 회사 측의 확률 조작을 비판하며 트럭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공정거래위원회)
▲게임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이 회사 측의 확률 조작을 비판하며 트럭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공정거래위원회)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운영사인 넥슨이 아이템 확률을 조작한 혐의로 게임사 중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PC 게임인 메이플스토리 및 버블파이터 내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고, 거짓으로 알린 넥슨코리아에 대해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 원을 부과한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부과된 과징금 중 역대 가장 높은 액수로 2019년 음원상품 허위 광고와 관련해 카카오에 부과된 1억8500만 원을 크게 뛰어 넘었다.

넥슨은 2010년 5월 유료 판매 아이템인 '큐브'를 메이플스토리에 도입했다. 큐브는 게임 내 캐릭터가 착용하는 장비의 옵션을 재설정하고 등급을 상승시킬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이다.

큐브는 2가지 종류로 2010년 출시한 레드큐브는 개당 1200원, 2013년 나온 블랙큐브는 2200원으로 판매됐다.

넥슨은 큐브 도입 당시에는 옵션별 출현 확률을 균등하게 설정했다. 하지만 같은해 9월부터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인 옵션이 덜 나오도록 확률 구조를 변경했다.

이어 2011년 8월 이후에는 선호도가 특히 높은 특정 옵션이 아예 출현하지 않도록 확률 구조를 재차 변경했다. 이른바 '보보보', '드드드', '방방방' 등 인기 중복 옵션의 당첨 확률이 아예 없어진 것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넥슨은 이러한 옵션 변경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2011년 8월에는 '큐브의 기능에 변경 사항이 없고 기존과 동일하다'는 내용의 거짓 공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장비의 최상위 등급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블랙큐브를 출시하면서 처음에는 등급 상승 확률을 1.8%로 설정했다가 2016년에는 1%까지 내렸다. 하지만 넥슨은 이 사실도 숨긴 것으로 확인됐다.

넥슨의 또 다른 게임 '버블파이터'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적발됐다. 버블파이터는 2015년 2월 게임 내 이벤트로 '올빙고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당첨 확률을 변경했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역시 거짓 내용의 공지를 올렸다.

공정위는 "확률형 아이템에서 가장 중요한 상품정보는 확률인데, 디지털 재화의 특성상 판매자가 관련 정보를 공지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린다면 소비자는 이를 알 수가 없다"며 "이러한 넥슨의 행위는 소비자 선택결정에 중요한 사항을 누락해 알리거나 거짓으로 알린 것으로 이를 통해 소비자를 유인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넥슨은 공정위 발표에 대해 "이용자들께 큰 실망을 안겨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공정위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공정위가 문제로 지적한 2010년∼2016년은 전 세계적으로 게임 확률을 공개하지 않던 시기"라고 해명했다.

이어 공정위 결정에 참고인으로 참여한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의견을 인용해 "확률공개 의무가 없던 시점에 공개되지 않은 모든 확률 변경 행위를 처벌할 수 있음을 방증하는 결정으로 국내 게임산업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 된다"며 "행정적 제재를 위해 준수해야 하는 '과잉금지원칙 내지 비례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정위 심사과정에서 소명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이 있어 의결서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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