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노송동주민센터에 한 중년 남성의 전화가 걸려 왔다.
이 남성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주민센터 인근) 이레교회 표지판 뒤에 놓았으니,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직원들은 현장에서 현금과 돼지저금통, 편지가 든 종이상자를 발견했다. 확인 결과 성금은 5만 원권 지폐와 동전을 합해 총 8000여만 원이었다.
편지에는 “올 한 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라는 글이 쓰여있었다.
그는 지난해에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7600여만 원을 남겼다. 이 중년 남성은 2000년 4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8만 원 가량을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매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을 놓고 가면서도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전혀 드러내지 않아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린다. 2019년에는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놓고 간 6000여만 원의 성금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천사의 선행은 멈추지 않았다. 올해 기준 이 남성의 누적 성금액은 9억 6479만 원에 달한다.
전주시는 그의 뜻에 따라 성금을 노송동 지역의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등 어려운 계층을 위해 쓸 예정이다.
송해인 노송동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큰 사랑과 감동을 선사한 얼굴 없는 천사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그가 바란 대로 나눔의 선순환이 이뤄져 더불어 행복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