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에 우리은행 은행사박물관에서 금융교육을 두 번 들었던 친구가 있었어요. 첫 번째 왔을 때 만들었던 저금통에 돈을 가득 모았는데, 집에서 가까운 다른 은행에 저축하자는 부모님 말씀에도 반드시 우리은행으로 가야 한다고 얘기했다더라고요. 그때가 초등학교 4~5학년쯤이었을 테니 지금쯤 고등학생이 됐겠죠?”
20일 본지와 만난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의 이기정 과장, 이혜린 계장은 “금융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연속성”이라며 이 같은 일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기정 과장은 학예연구사로, 우리은행 은행사박물관에서 아동ㆍ청소년 대상 박물관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이혜린 계장은 우리은행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기획ㆍ관리하는 실무자다.
우리은행은 대면보다 비대면 교육에 더 힘쓰고 있다. 오프라인보다 더 많고 다양한 이들에게 금융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은행에서 진행한 금융교육 프로그램 4개 중 ‘우리(WOORI) 경제 홈스쿨’과 ‘렛츠고! 은행 탐험’ 모두 온라인에서 진행됐다. 두 교육을 받은 아동·청소년은 올 한 해 1146명이다. 대면 교육을 받은 471명의 2배가 넘는다.
이 과장은 “오프라인으로만 금융교육을 진행하던 코로나19 이전에는 박물관 근처에 있는 기관에서 주로 방문했지만, 박물관 휴관으로 온라인 교육이 시작되면서 참여 기관이 전국단위로 확대됐다”며 “거리·비용 문제로 참여하지 못했던 교육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어서 좋다는 선생님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올해 진행한 ‘우리경제 홈스쿨’은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참여율이 높았다. 6월에 30개 기관을 모집했는데, 3분의 2 이상이 대구ㆍ광주ㆍ부산 등 비수도권 지역의 아동ㆍ돌봄센터였다.
‘온라인 교육’이라고 하면, ‘아이들의 집중력이나 참여도가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따라오곤 한다. 하지만, 실무자들은 “활동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상호작용이 가능해 참여도와 집중도 모두 높다”고 입을 모았다. 이 과장은 “‘렛츠고! 은행 탐험’ 교육은 부모님과 함께 집에서 활동지를 바탕으로 수업하다 보니 집중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적다”며 “퀴즈를 다 풀면 하트를 누르는 등의 상호작용도 가능하고, 퀴즈 정답을 맞힌 뒤 추가적인 질의응답이 오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들이 재미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 과장은 “‘너무 재미있었고, 다음에 또 올래요’라고 써 놓은 메타버스 방명록을 보면 뿌듯해진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코로나19 당시 박물관 휴관으로 중단했던 대면 교육을 올해부터 재개했다. 앞으로는 은행업무와 경제 역사 등에 대한 교육을 온ㆍ오프라인 ‘투트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 과장과 이 계장은 한 번 제공한 금융교육이 일상 속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 가장 보람차다고 말했다. 이 계장은 “지역아동센터에는 용돈 기입장을 한 번도 작성해보지 못한 친구들이 종종 있다”며 “‘WOORI 경제 홈스쿨’ 교육은 끝났지만, 센터 선생님들이 용돈 기입장을 아이들에게 더 나눠줘서 계속 쓰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교육이) 잘 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실생활에 계속 도움이 되는 것.” 두 사람이 생각하는 금융교육이 갖춰야 할 요건이다. 이 계장은 “최근 특히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고, 자립준비청년 등 당장 금융지식이 필요한 친구들이 지식이 부족해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케이스가 많다”며 “사회초년생ㆍ아동ㆍ청소년ㆍ고령자 등 어느 계층이든 일회성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하는 것이 내년 목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