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업계, 국내 주택건설 침체에 해외 시장 투자 나선다

입력 2023-12-1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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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자재업체, 해외 시장·B2C 사업 관심 늘어
LX하우시스, 해외 고객과의 접점 늘리기 나서
KCC는 미국 텍사스에 첫 해외 컬러센터 설립
“국내 건설 경기 영향받지 않는 투자 늘릴 것”

▲LX하우시스의 엔지니어드 스톤 제품 '비아테라 칼라카타' 컬렉션. (사진제공=LX하우시스)
▲LX하우시스의 엔지니어드 스톤 제품 '비아테라 칼라카타' 컬렉션. (사진제공=LX하우시스)

국내 주택건설 침체가 이어지며 매출에 영향을 받는 건자재업체들이 해외 시장 진출과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9월 전국 주택 착공 가구 수는 총 12만5862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7% 감소했다. 주택 인허가 물량도 지난해보다 약 33% 감소했다.

내년에도 건설 시장 상황은 비슷할 전망이다. 이에 국내 건자재업체들은 해외 시장에 더 힘을 주거나 기존에 소홀히 했던 B2C 사업에 나서는 상황이다.

LX하우시스는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지역에 일반 고객을 겨냥한 엔지니어드 스톤 전문 전시장 ‘비아테라 쇼룸’을 새롭게 오픈했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 전시룸을 열었던 적은 있었지만, 일반 고객을 위한 전시장을 이번이 처음이다. 쇼룸엔 실제 주방 상판 크기의 대면적 엔지니어드 스톤 제품인 비아테라 샘플들이 대거 전시해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하도록 했다.

주요 해외 전시회에서도 힘을 쏟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올해 해외 전시회 및 박람회 참가를 전년보다 약 20% 늘렸다. 회사의 영업이익 증대에 해외 사업 실적이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LX하우시스의 올 3분기 매출은 8642억 원, 영업이익은 35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31% 증가했다. 내수 시장 침체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해외 사업 수익성이 개선되며 영업이익은 오히려 급증했다. 올 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 2조6431억 원, 영업이익 100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61% 급증했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해외사업 부분에서 실적이 우수한 상황”이라며 “인조대리석, 산업용 필름과 같은 회사 제품을 해외 시장에 소개할 기회를 늘리는 등 추후에도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KCC 역시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힘쓰고 있다. KCC는 10월 미국 텍사스 댈러스에 ‘미국 리피니시 컬러센터’를 설립했다. 이는 KCC가 해외에 설립한 첫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센터다. KCC는 해당 센터를 거점으로 미국, 남미, 캐나다 등으로의 시장 확대를 노린다.

KCC는 센터에 전문 조색사를 배치해 현장 조색 시스템인 ‘믹스 앤 매치’(MM)를 현지 시장에 알리고, 정기적으로 도장 시연과 세미나를 열 방침이다. 또한, 건축과 플랜트, 공업, 자동차, 선박 등에 쓰이는 페인트 제품 전용 전시관도 마련했다.

동남아시아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힘쓴다. 지난달엔 말레이시아 현지 법인(KCM)의 주요 파트너 27개사, 70여 명을 본사로 초청해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는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도료 시장에서 글로벌 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위해서다. KCC 관계자는 “현지 시장에서의 브랜드인지도 개선, 현지 마케팅 강화를 통해 현지 사업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KCC글라스는 현지 인테리어 사업을 확장 중이다. KCC글라스는 2021년 약 3억 달러를 들여 인도네시아에 유리공장을 착공했다. 이 공장은 내년부터 건축용 판유리를 연간 43만8000톤(t) 생산하게 된다.

해당 공장은 KCC글라스의 첫 해외 거점기지다. KCC글라스는 단계적으로 공장을 증설해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를 목표로 종합 유리 클러스터로 키울 방침이다.

현대L&C 역시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여러 전시회에 참가하고, 북미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급 인테리어 스톤 브랜드 ‘칸스톤’을 출시해 북미 판매를 확대 중이다. 현대L&C는 500억 원을 투자해 충남 세종공장에 '세종 칸스톤 제2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연간 220만 제곱미터(㎡) 규모의 인테리어 스톤 생산 능력을 갖췄다.

현대L&C는 해당 설비를 통해 프리미엄급 칸스톤 ‘오피모 컬렉션’을 출시해 북미 시장으로의 수출을 확대하는 한편, 북미 시장을 겨냥한 외장용 필름을 출시해 매출 증대를 노린다.

건자재업계에서는 국내 주택건설 침체가 길어지며 지금과 같은 해외로의 시장 확대 시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으면서 업체들이 이에 영향을 받지 않는 해외 시장으로의 사업 확장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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