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50℃서 급속 냉각…내용물 80%만 익혀 식감 살려
이마트와 편의점 이마트24가 냉동김밥에 꽂혔다. 미국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킨 냉동김밥 상품을 국내에 들여 온 것인데, 이색상품으로 소비자 손길을 잡는 동시에 고물가 속 냉동 간편식 선호 수요를 겨냥한 전략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14일까지 김밥, 과자, 주류 등 해외 인기 먹거리 행사를 열고 유부 우엉 김밥(230g)을 1980원에 판매한다. 유부 우엉 김밥은 냉동김밥이다. 김밥을 만든 뒤 영하 50도 냉동고에 넣어 급속 냉각시켰다.
특히 냉동김밥 제조사 올곧은 김밥이 터지지 않도록 김 굽는 온도를 조절하고 아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김밥 내용물로 들어가는 당근을 80%만 익히는 등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했다. 또 특허 받은 3분할 김밥 용기로 열전도율을 높였다. 이에 2분 만에 균일하고 빠른 해동이 가능하다.
편의점인 이마트24 역시 이마트와 동일한 유부 우엉 김밥을 지난달 말 출시했다. 다만 이마트24와 이마트는 공동으로 상품을 소싱한 것은 아니고 동일한 제조사에서 각각 달리 상품을 소싱했다. 상품을 각각 소싱했는데 공교롭게도 출시 시점이 비슷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양사는 올곧의 유부 우엉 김밥이 한국 제조사가 만들었지만,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고 미국, 중국, 동남아 등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올곧은 작년 3월 냉동김밥 제품을 출시한 뒤 올해 8월 미국 트레이더스 조에서 바바김밥이란 이름으로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화제가 됐다. 특히 틱톡과 유튜브 등에서 외국인들이 이 김밥을 맛있게 먹는 리뷰 영상이 올라왔는데 시식 영상은 2주 만에 조회수 1000만 회를 넘겼다. 결국 트레이더스 조에 입점한 바바김밥은 입점 한 달도 안 돼 250톤 가량의 상품이 완판됐다.
양사는 미국에서 냉동김밥의 인기 영향으로 국내에서까지 궁금증이 생긴 만큼 이색 상품으로 소비자의 손길을 잡겠다는 계산이다. 한국에서 김밥은 즉석에서 만들어 먹는 즉석조리식품이다보니 냉동김밥에 대한 호기심이 상품 소비로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또 최근 외식비 상승 등 고물가로 인해 집에 쟁겨두고 먹을 수 있는 냉동 간편식이 인기를 끌면서 유부우엉 김밥이 소비자의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냉동간편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김밥이 생소한 미국에서 전자레인지에 약 2분만 돌리면 갓 만든 것 같은 식감의 김밥을 맛볼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미국 현지 마트에서는 품절을 넘어 예약 행진까지 벌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