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정부는 17일 식용 개 사육과 도살, 유통,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의 연내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업계의 폐업 기간 등을 고려해 3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2027년부터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17일 이날 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증가하고 높아진 국민 의식 및 국제적 위상을 고려할 때 개 식용을 종식해야 할 시점"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개 식용 문제 해결을 위해 연내 개 식용 종식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정책위의장은 "특별법 공포 즉시 식용 개 사육 농가와 도축·유통업체, 식당 등은 지방자치단체 신고와 함께 종식 이행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겠다"며 "식용 개 사육, 도살, 유통, 판매 행위를 금지하되 업계의 폐업 기간 등을 고려해 시행 후 3년 유예기간을 부여하고 2027년부터 단속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당정은 법 제정과 함께 축산법상 '가축'에서 개를 제외하기로 했다.
또한, 그는 "법 제정으로 인해 전·폐업이 불가피한 농가, 도축 유통 업체, 식당들이 안정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철거 및 전업 등에 대해서도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단 지원 대상은 신고 이행계획서를 제출한 곳으로 한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발의된 특별법을 기본으로 정부 의견을 반영하고 이해 당사자와 소통하고 초당적인 협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현재도 농지법이나 식품위생법, 환경부 음식물 관련법 등이 있는데 그간 사실 단속을 거의 안 해왔다"며 "특별법 제정과 병행해 현행법으로도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보호단체·육견단체협회·국무조정실장 주관 7개 부처 차관이 참여한 협의체를 종합적으로 가동하면서 후속 조치를 가급적 신속하게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법 개정으로 인해 개 식용 농가 등 업계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현재 식용 목적으로 개를 사육하는 농가는 1150여 개, 도축 업체는 34개, 유통 업체는 219개, 식당은 1600여 개다. 강형석 농식품부 기조실장은 "개 식용 목적 농가는 폐업하면 축산이나 원예업으로 전환하게 된다"며 "전환에 필요한 시설이나 운영자금을 지원할 계획이고 필요시에는 더 협의해서 추가 방안이 있는지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은 이날 협의회에서 동물 의료 개선 대책도 마련했다. 당정은 반려동물 진료비에 대한 사전 정보 제공 범위를 확대하고 펫 보험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반려동물 진료 전 예상 비용 사전고지 대상을 현행 '수술 등 중대 진료'에서 전체 진료 항목으로 넓히고, 진료비 게시 항목도 확대하기로 했다.
당정은 간편 청구 등 펫 보험의 편의성을 높이고, 맞춤형 상품 개발과 함께 반려동물 등록 제고 등 인프라도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동물병원마다 각기 다른 진료 절차를 표준화해 고시하고, 반려인이 진료 항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진료 전 표준 진료 사전 절차 안내도 의무화한다. 동물병원 불법 진료 단속·처벌 규정과 과대·과장 광고 금지 기준을 강화하고, 반려동물 의료사고 때 중재·조정 기구를 설치하는 등 분쟁조정 지원 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