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 등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카드대출의 경우 급전 등 소액인 경우가 많은데 적은 금액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이다. 여기에 5대 주요 카드사들의 연체 규모와 연체율도 동반 상승하면서 서민경제가 벼랑끝까지 내몰렸다.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포함한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 8월 말 2.9%로 집계됐다.
하루 이상 원금 연체를 기준으로 한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달 2.0%에서 1년 만에 0.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5년 8월의 3.1%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계절적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2014년 11월(3.4%)을 고점으로 점차 하락해 지난해 9월 1.8%까지 떨어졌다.
올해 1월 2.2%로 고개를 든 연체율은 2월 2.5%, 5월 2.7%로 뛰더니 하반기 들어 3%에 육박할 정도로 눈에 띄게 올랐다.
지난 8월 말 기준 일반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0.4%로 4년 만에, 기업대출 연체율은 0.5%로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으나 카드대출 연체율보다는 낮았다.
은행 대출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카드빚을 제때 갚지 못한 서민이 급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카드 대출자는 다중채무자인 경우가 많고, 급전이 필요해 이용하는 취약 차주가 상당 비중을 차지해 고금리 장기화로 발생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은행 카드뿐 대출 뿐만아니라 신용카드 연체 규모와 연체율도 심각한 상황이다.
신한·KB국민·삼성·우리·하나카드 등 5개 카드사 자산 중 한 달 이상 상환이 밀린 연체액은 지난 달 말 기준 1조56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9% 늘었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에서의 연체액이 5378억 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56.2% 증가했다. 국민카드 역시 3220억 원으로, 삼성카드는 2763억 원으로 각각 52.5%와 53.2%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우리카드도 2219억 원으로, 하나카드는 2063억 원으로 각각 64.6%와 164.5%씩 연체액이 늘었다.
연체율도 악화일로다. 이들 5개 카드사의 3분기 평균 연체율은 1.33%로 2분기(1.27%) 대비 상승했다.
하나카드의 연체율이 1.66%로 같은 기간 대비 0.89%p 상승했다. 우리카드 역시 1.36%, 신한카드는 1.35%로 각각 0.45%p, 0.49%p 연체율이 올랐다. 국민카드와 삼성카드는 1.22%, 1.06%로 각각 0.44%p와 0.40%p씩 연체율이 뛰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카드 연체 규모 확대는 서민 경제가 어렵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카드 값을 연체 하면 사실상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어려워지는 만큼, 벼랑 끝에 내몰린 서민들이 많다고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