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 보호 대상” vs “하마스 본부”
미국과 ‘포스트 하마스’ 구상 이견
마크롱 “민간인 폭격 멈춰라”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축출을 위한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펼친 지 보름째 되는 이날 하마스 전초기지 11곳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지상군은 전날 밤샘 작전을 통해 학교 인근에 있는 하마스 지하 터널을 발견해 파괴했다. 공군도 지상군에 임박한 위협을 제거하고자 거의 5000회에 가까운 공습을 단행했고, 해군 역시 하마스 진지인 건물과 무기고 등을 타격했다.
전쟁의 성과는 있었지만 격화하는 군사작전 속에서 논란 또한 덩달아 커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병원에 대한 공격이 도마 위에 올랐다. 병원은 전쟁법 상 보호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시파병원 등이 하마스의 본부로 사용되고 있다며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국제법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 행위가 적법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여기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후 가자지구 통치권을 둘러싸고 ‘마이웨이’를 선언하면서 최대 우방국인 미국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그곳의 통제권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통치권을 넘겨줄 경우 당국이 아이들에게 이스라엘 혐오를 주입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는 전쟁이 끝나고 하마스가 축출된 뒤 가자·서안 지구 통치 체제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아랍국가뿐만 아니라 서방 국가에서도 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이스라엘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테러리즘을 없애려는 구상 또한 공유하지만 가자지구의 민간인 폭격은 정당화할 수 없다”며 폭격을 중단하고 휴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