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훈풍?...올해 3분기 투자액 3.2조, "연착륙 가능성 열려"[종합]

입력 2023-11-09 16:24 수정 2023-11-0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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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분기 누적 벤처투자액 7.7조 원...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
-다만 올해 분기별 투자액은 갈수록 증가
-중기부 "올해 연간 실적 2021~2022년 제외 시 역대 최고 수준 해당할 것"
-해외보다 회복 속도 빠르고, 분야별 편중도 해소

고금리와 경기 둔화 등으로 얼어붙었던 국내 벤처투자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2조 원을 밑돌던 투자 규모는 3분기에 3조 원을 넘어서며 1~3분기 누적 7조 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지난해 급격히 얼어붙었던 벤처투자 실적의 연착륙 가능성을 내다봤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3년 3분기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을 통해 올해 3분기 벤처투자 규모가 7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동성 확대 등으로 벤처투자가 이례적으로 급증했던 2021년(1~3분기 10조9000억 원)과 2022년(10조2000억 원)보다 적은 규모다. 다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연간 실적(7조5000억 원)보다 높다. 2020년 연간 실적(8조1000억 원)에도 거의 근접하는 수치다.

이번 실적의 가장 큰 특징은 분기별 회복세다. 올해 분기별 벤처투자 추이를 보면 1분기 1조8000억 원 수준에 그쳤던 투자 규모가 2분기 2조7000억 원으로 늘었고, 3분기에는 3조 원을 넘어섰다. 중기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나타났던 벤처투자 회복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가속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연간 실적은 2021~2022년 제외하면 역대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투자 편중이 해소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2021~2022년 1~3분기 비대면 · 바이오 등 코로나 관련 분야에 투자가 집중됐지만 올해 이 기간에는 ‘전기·기계·장비’ 및 ‘ICT 제조’ 투자 비중이 늘었다. 실제 2021년 분야별 투자 비중을 보면 ICT 서비스와 바이오·의료 투자 비중은 각각 24.1%, 23.6%로 다른 분야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 ICT 제조는 10%에 밑돌았다. 올해에는 △ICT 서비스 19.4% △바이오·의료 15.4% △전기·기계·장비 14.2% △ICT 제조 12%를 나타냈다. 2차전지·디스플레이·반도체 등 딥테크 및 국가첨단전략산업 분야에 관한 관심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 주요 벤처투자 국가 대비 회복세가 빠른 점도 두드러진다. 올해 1~3분기 국내 벤처투자는 달러 환산 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반면 미국은 39%↓, 유럽(전 지역 벤처투자 합산)은 47% ↓, 이스라엘은 62% ↓감소했다.

3분기 기준 누적 벤처펀드 결성액은 8조448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연간 결성액(7조9000억 원)보다도 많은 규모다. 다만 2021년 및 2022년 1~3분기 결성액인 11조, 12조7000억 원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통상 벤처펀드가 4분기에 가장 활발하게 결성된다"며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선정된 조합들의 결성이 4분기 중 완료될 예정인 점 등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2020년 연간 실적(10조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열린 중기부 국정감사에선 올해 모태펀드 1차 정시에 선정된 운용사의 결성 실적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영 중기부 장관은 "결성 시점이 지나도 한 달 반까지 연장할 수 있다. 연내 10개 (결성이) 다 가능하다"고 자신한 바 있다.

정부는 올해 들어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잇달아 내놨다. 지난 4월 '혁신 벤처·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은행의 벤처펀드 출자 한도를 상향했고, 민간 벤처모펀드 출자 관련 법인세액 공제도 신설했다. 2027년까지 스타트업코리아펀드를 2조 원 규모로 조성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루키리그에 매년 모태펀드 출자금액의 10% 이상을 배정하고, 벤처캐피털 관리·감독 체계를 선진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벤처투자 활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올해 3분기 벤처투자 실적은 시장이 안정적으로 연착륙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투자심리 회복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글로벌 CVC(기업형 벤처캐피털)와의 협력을 강화해 우리 스타트업의 해외투자 유치를 돕고, 스타트업코리아펀드 및 민간 벤처모펀드와 같은 벤처투자 가용재원을 두텁게 마련하는 등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장에선 벤처투자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지난 9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창업자 76.5%는 지난해(2022년) 대비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벤처캐피털의 미온적 투자 및 지원(58.8%)'을 꼽았다. 경기 침체 및 금리 인상 체감도가 높아진 탓에 창업자 45.0%는 내년에도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의 ‘변화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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