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8일 발표한 KDI 현안분석 '중국 건설업 위축의 영향과 중장기 무역구조 변화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주택가격이 2021년 7월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돼 2019년 초 수준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투자도 2022년에 이어 10% 감소했다.
이에 최근 헝다, 비구이위안 등 건설업체의 디폴트 선언 등 중국 부동산 시장 관련 불안이 확대되면서 실물투자가 위축되고 있고 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우리 경제로 파급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국 수요가 감소하면 해당 부문과 직접 관련된 수출이 감소할 뿐 아니라 글로벌 가치사슬상 우리나라의 중간재 수출과 생산도 감소한다.
보고서는 국가 간의 중간재 교류 및 활용을 살펴볼 수 있는 국제산업연관표와 거시계량모형을 이용해 우리 경제에 대한 영향을 분석했으며 중국 건설업 생산이 외생적으로 10% 감소하는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그 결과 거시경제 파급효과까지 감안할 경우 중국 건설업 생산이 10% 감소하면 우리나라 GDP는 0.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여러 해에 걸쳐서 진행되는 경우에는 경제성장률 하락 폭이 그에 비례해 축소될 수 있으며 대체시장 확보 등으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여지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 원인으로는 중국의 노동비용 상승과 중국 기술발전에 따른 중간재 시장에서 비교우위 변화 등이 지목된다.
중국의 중간재에 대한 비교우위 상승은 베트남 등 제3국의 중간재시장에서도 한국과 중국 간의 경쟁 격화를 시사한다. 실제로 국내 기업이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나 베트남 중간재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보고서는 중국과의 국제분업구조 변화에 대응한 뚜렷한 단기 대책을 찾기는 어려우나 수출 및 투자시장 다변화 등을 통한 위험 분산 전략은 지속해서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남아시아·인도 등 급성장하는 신흥시장과 중동 및 동유럽으로의 기업 진출을 위해 정부의 네트워크(KOTRA 등)를 적극 활용해 지원하고 향후 중국의 과잉 투자가 조정됨에 따라 수요구조가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비해 소비시장 개척에도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규철 실장은 "궁극적으로 시장 다변화 등을 통한 긍정적 효과는 기업경쟁력이 전제돼야 하므로 진입장벽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교육제도 개편 등의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역동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