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저법] 전기자전거, 보도나 자전거도로 달려도 되나요?

입력 2023-11-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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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애 법무법인(유한) 원 변호사

법조 기자들이 모여 우리 생활의 법률 상식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가사, 부동산, 소액 민사 등 분야에서 생활경제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막상 맞닥트리면 당황할 수 있는 사건들, 이런 내용으로도 상담받을 수 있을까 싶은 다소 엉뚱한 주제도 기존 판례와 법리를 비교·분석하면서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  (사진 출처 = 이미지투데이)
▲ (사진 출처 = 이미지투데이)

요즘 전기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부쩍 늘었습니다. 길을 걷다가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자전거와 마주친 적도 많은데요. 전기자전거를 타고 보도나 자전거도로를 달려도 되는 건가요?

자전거는 현행법상 차도 맨 우측 가장자리에서 타야 합니다. 보행로에서 탈 수 없지만, 예외적으로 자전거 주행이 허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기자전거는 탈 수 있는 규정이 따로 마련돼 있기도 합니다. 조경애 법무법인(유한) 원 변호사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짚어 봤습니다.

Q. 전기자전거를 타고 보도나 자전거도로를 달려도 되나요?

A. 전기자전거는 자전거로써 사람의 힘을 보충하기 위해 전동기를 장착하고 전동기만으로는 움직이지 않으며, 시속 25㎞ 이상으로 움직일 경우 전동기가 작동하지 않고 전체 중량이 30㎏ 미만인 것을 말합니다. 위 요건을 모두 갖춘 전기자전거는 자전거에 포함되므로 자전거도로(자전거도로에는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자전거 전용차로, 자전거 우선도로가 있음)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 요건을 하나라도 갖추지 못한 전기자전거의 경우 도로교통법상 자전거가 아닌 ‘원동기장치 자전거’에 해당해 자전거도로를 주행할 수 없습니다.

도로교통법상 차는 차도를 이용해야 하고 보도를 주행할 수 없는데, 전기자전거를 포함해 자전거도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됩니다. 원칙적으로는 자전거나 전기자전거가 보도를 주행할 수 없지만, 예외적으로 어린이‧노인‧일정한 신체장애인의 경우 혹은 안전표시로 자전거의 통행이 허용된 경우, 도로의 파손‧도로공사나 그 밖에 도로를 통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자전거도 보도를 통행할 수 있습니다. 단 보호자는 13세 미만 어린이가 전기자전거를 운행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Q. 전기자전거를 타고 보도를 주행할 때 헬멧을 착용해야 하나요?

A. 도로교통법은 자전거 운전자가 자전거도로 및 도로법에 따른 도로를 운전할 때 인명보호 장구를 착용해야 하며, 동승자에게도 이를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도로법상 도로는 차로뿐 아니라 보도 등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자전거나 전기자전거를 타고 보도를 주행할 때도 헬멧 등 인명보호 장구를 착용해야 합니다. 다만 이를 위반했다고 처벌하는 조항은 없습니다.

Q. 전기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주행하다가 사람과 충돌해서 상해를 입혔는데, 이 경우 처벌받나요?

A. 자전거도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람과 전기자전거가 충돌하는 사고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 적용됩니다. 자동차 사고와 마찬가지로 전기자전거 사고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의 전액보상을 하는 종합보험에 가입된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없어 처벌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호위반, 음주운전 등 이른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의 전액보상을 하는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어도 처벌받게 됩니다. 참고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전거보험에 가입해 둔 경우가 다수 있는데, 거주하는 지자체에서 자전거보험에 가입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의 전액보상을 하는 보험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처벌을 면할 수는 없습니다.

Q. 만약 보도 위에서 전기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보행자 충돌사고를 냈다면 처벌을 받나요?

A. 원칙적으로 자전거나 전기자전거는 보도를 주행할 수 없고, 위에 언급한 안전표시 허용이나 도로의 파손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자전거로 보도를 통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 보도 위에서 전기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보행자를 충돌해 상해를 입힌다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12대 중과실 중 하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9호)에 해당됩니다. 이에 따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의 전액보상을 하는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다고 하더라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법률 자문해 주신 분…

▲ 조경애 법무법인(유한) 원 변호사

조경애 변호사는 제3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연구원, 서울고등법원 재판연구원을 지냈고 2018년부터 변호사로 근무 중입니다. 인사‧노무, 건설‧부동산 및 형사, 공기업 및 기업의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등 송무 및 자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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