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대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전구체 5만→21만톤 늘릴 것”…관전 포인트는

입력 2023-11-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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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머티리얼즈 기자간담회

▲1일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1일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현재 전구체 CAPA(생산능력)가 연간 5만 톤인데, 공격적 설비 증설을 통해 2027년쯤 21만 톤 이상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는 중국 4대 업체 뒤를 이어 5위에 오른다는 뜻이며, 중국계 업체를 제외하면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것이다.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설비투자 등에 활용해 90%에 달하는 전고체 중국 수입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지다.

이날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에코프로그룹 계열사 중 처음으로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면서 회사의 사업계획과 기술력 등을 소개했다. 현재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일명 ‘에코프로 삼형제’는 모두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다.

에코프로 그룹의 ‘알짜배기’…17일 코스피 상장 목표

2017년 설립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원재료인 전구체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량 생산하는 기업이다. 전구체는 양극재 직전인 금속 원소를 섞은 화합물로, ‘원재료→전구체→양극재→배터리’로 이어지는 이차전지 생산단계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생산한 전구체를 관계사인 에코프로비엠에 납품한다. 전구체는 배터리의 심장 격인 양극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최종적으로 배터리(이차전지)의 성능을 좌우한다. 이에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전구체 생산능력은 에코프로 그룹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중국에 편중된 전구체 생산 의존도를 낮추는 데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상장에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1447만6000주를 전량 신주로 공모한다. 주당 희망 공모가는 3만6200원~4만4000원으로, 총 예상 공모금액은 5240억~6369억 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2조5700억~3조1300억 원 수준이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 중이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은 8~9일 예정이다. 코스피 상장은 이달 17일을 목표로 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앞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4월 27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심을 신청했다. 통상 45거래일 동안 심사가 이뤄지지만,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의 사법리스크 영향으로 9월 24일서야 예심에 통과했다. 다만 이 전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반기 ‘잭팟’ 기대했는데…악재 속 우려점 ‘셋’

시장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기업가치가 최대 3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산로보틱스를 이은 대어급 IPO로 주목하고 있다. 다만 흥행 우려도 적지 않다. 우선 고금리 장기화로 IPO 시장이 악화한 점은 악재로 꼽힌다. 실제 올해 IPO 대어로 함께 꼽히던 서울보증보험이 최근 수요예측에서 참패하며 코스피 상장을 철회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흥행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매출 대부분이 에코프로비엠에 의존한다는 점도 우려점이다. 이차전지 업황이 부진을 겪으면서 최근 에코프로그룹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데, 이 경우 계열사 상황에 따라 실적이 좌지우지될 수 있다고 봐서다.

애초 에코머티리얼즈는 에코프로그룹이 에코프로비엠에 전구체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지난해 기준 에코프로비엠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2.8%에 달한다.

다만 김 대표는 “그룹 경영 방침이 계열사에 의존하지 않고 각사가 독립적으로 생존 가능한 경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2025년부터는 외판 비중을 30% 이상 늘리고, 2027년에는 반 이상을 외부에서 매출할 것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내부 매출 비중이 90%를 넘는다는 점에서 중복상장 논란도 남아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주요 실적이 지주사(에코프로)와 계열사(에코프로비엠)에 이미 반영되고 있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이 기업가치를 이중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평가는 엇갈리는 분위기다. 허준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목표하는 생산능력을 무리 없이 달성한다면 황산화공정(RMP) 공정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 등의 탈중국화의 수혜, 고객사 확대 등의 긍정적인 요인이 회사에 프리미엄을 부여할 수 있다”면서도 “전기차 시장의 성장둔화와 원재료 가격의 하락추세 심화 등의 리스크요인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미국‧유럽 지역의 전기차(EV) 시장 성장은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며 “IRA와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 외부 환경 변화까지 감안할 때 업계 최고의 기술력과 생산능력, 중국외 최강의 밸류체인을 완성한 회사의 전구체 경쟁력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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