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올리는 UAW와 비교해 소폭 낮아
노동조합 없는 대신 사측 인상률 결정
현대차ㆍ기아 현지 임금인상 기준 작용
일본 도요타가 내년 1월부터 미국 공장 근로자 임금을 9% 수준 올린다. UAW 임금 잠정 합의안 도출 직후 나온 발표다. 이는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공장 임금 인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도요타 미국법인은 내년 1월 1일부터 미국 전체 공장 근로자 임금을 9.2% 인상한다고 밝혔다.
미국자동차노조(UAW)는 최근 스텔란티스와 포드ㆍ제너럴모터스(GM) 등 3사와 4년 동안 임금 약 25%를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한번 협의한 임금은 단번에 올리지 않는다. 점진적으로 인상해 4년 뒤 합의점에 도달한다. 이 때문에 임금인상 협의도 4년마다 한다.
도요타의 내년 9.2% 인상은 UAW 타협점(10.7%)에 근접해 있다. UAW는 임금 인상의 첫 단계로 최종 타결 시점부터 시간당 32.1달러(약 4만3000원)인 임금을 35.5달러로 인상한다.
이에 발맞춰 도요타 역시 현재 31.8달러에서 내년 1월부터 9.2%가 오른 34.8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UAW 소속 근로자 내년 임금의 턱밑 수준인 셈이다.
도요타는 미국에서 별도의 노동조합이 없는 만큼, 매년 봄과 가을에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9월에는 시간당 임금을 25센트 인상한 바 있다. 이번 9.2% 인상은 UAW 합의 만큼 파격적인 셈이다.
결국, 미국 현지에서 UAW 대비 낮은 임금을 지급해 온 현대자동차와 기아 역시 임금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이들 역시 비노조 조직인 도요타 인상률을 기준으로 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 역시 지난달 26일 3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앨라배마 공장이나 현재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공장도 임금 인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4년 동안) 25% 인상으로 가야 할지는 협상에 나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도요타와 현대차 등 외국계 제조사가 UAW의 인상 수준(25%)을 밑도는, 4년 동안 20% 수준으로 인상률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