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특허청에서 올해 4월 2022년 10대 특허 복심 및 무효 사건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는데 그중 하나가 ‘특허 분할출원의 범위’와 관련된 등록특허 “전동 휠 및 그 지지 커버, 시동 방법 및 선회 방법” (ZL201810180450.1)에 대한 무효사건이다. 중국 특허 복심 및 무효 사건은 각각 우리나라 특허심판원에서 수행하는 거절결정불복심판 및 무효심판에 대응된다.
분할출원이라 함은 둘 이상의 발명을 하나의 특허출원으로 신청한 경우 그 일부를 하나 이상의 출원으로 분할하여 진행하는 출원이다. 간단한 예로 설명하면, ‘의자’에 대한 발명을 특허출원(원출원)을 하면서 해당 출원에 ‘바퀴 달린 의자’와 ‘팔걸이가 구비된 의자’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 그중 하나를 다른 출원으로 분할할 수 있는 절차다.
다양한 이유에서 분할출원이 진행될 수 있는데, 분할출원의 출원일이 원출원의 출원일로 소급되므로, 출원일 선점이 중요한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상당히 유용한 제도라 할 수 있다. 실제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에 분할출원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분할출원을 한없이 인정하게 되면 ‘선출원주의’라는 특허제도의 원칙을 형해화하게 된다. 이에 분할출원은 시기적 및 객체적으로 일정한 조건하에 인정되고 있다.
중국은 특허 분할출원에 대한 제한이 엄격한 나라 중 하나다. 시기적으로 중국에서는 원출원의 권리가 확정(등록 또는 거절)되면, 분할출원에 대한 추가적인 분할출원이 불가하여, 특히 통신 등 표준 관련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객체적 요건으로 분할출원의 발명은 원출원의 출원 시에 첨부된 명세서 또는 도면에 포함되어 있어야 하는데, 원출원의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도 엄격히 판단되고 있다.
이 사건의 의미가 있는 것은 바로 원출원의 범위 내인가를 판단함에 있어, 특허권자가 분할출원의 과정에서 명세서에 대한 상당한 보정을 수행하고 원출원의 기술특징을 삭제하는 등 의도적으로 2중 구조가 되도록 한 행위에 대해, 중국 특허청이 행정력을 낭비하고 공공의 이익을 침해한 것으로 보고, 이를 원출원 범위에서 벗어난 것으로 판단한 기준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분할출원이 쉽게 인정될수록 특허권자를 강하게 보호하게 되므로, 아직 개발도상국인 중국의 입장에서는 특허권자와 상대방의 이익형량을 고려한 기준이라 할 수 있다.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시 출원 단계부터 ‘중국향 특허’에 대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김세윤 아이피리본 대표/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