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예측기관, 한국 물가 목표 도달 시점 내년 상반기 전망"
"내년 1분기 전망 편차 커…소시에테제네랄, 2.3%-HSBC 1.3% 예측"
한국, 물가 목표수렴률 60.5%…미국 76.1%·유럽 73.3%보다 낮아"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발생 후 국제유가 및 농산물가격 변수
한국은행은 30일 '주요국 디스인플레이션 현황 및 평가(BOK 이슈노트)'를 통해 "주요 예측기관들은 물가목표(2%) 도달 시점을 미국 2026년경, 유로지역 2025년 하반기로, 우리나라는 이보다 다소 이른 2025년 상반기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들마다 예측치 편차는 컸다. 올해 4분기 기준으로 국내 물가에 대한 최고-최저 전망치를 보면 골드만삭스 2.4%, HSBC(1.4%)·ING(1.6%)로 각각 집계됐다. 내년 1분기 기준으로는 소시에테제네랄이 2.3%로 예상한 반면, HSBC는 1.3%로 내다봤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은 우리나라 물가 둔화 흐름과 미국·유로지역의 양상을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둔화 속도가 빠르지 않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각국의 소비자물가 정점 시기와 현재 목표 수렴률을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다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정점 시기는 작년 7월(6.3%)다. 현재 목표수렴률은 60.5%로 조사됐다. 같은 기준으로 미국은 작년 6월(물가 9.1%)과 비교하면 수렴률은 76.1%, 유로지역은 작년 10월(물가 10.6%)과 비교하면 수렴률은 73.3%로 각각 집계됐다. 각국마다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는 기간을 보면 9월 현재 우리나라는 30개월(2021년 4월부터)간, 미국은 31개월(2021년 3월부터), 유로지역 27개월(2021년 7월부터)로 각각 나타났다.
연구팀은 "미국과 유로지역의 경우 지난 정점 이후 근원상품 물가는 오름세가 축소되면서 디스인플레이션에 기여했으나 서비스물가가 경직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디스인플레이션에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반대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서비스물가의 오름세가 둔화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에 기여하였으나 근원상품물가는 경직적인 흐름을 보이며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물가 목표 수렴시기가 예측기관들이 전망한 것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초에 발생한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국제유가 불안이 확산된 가운데, 농산물 가격 역시 예년과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에 대한 상방압력이 높아진만큼 물가 목표치 도달 시점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한은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상승)에 대한 확대 해석은 경계했다.
이정익 한은 조사국 물가고용부장은 "물가는 중기적 흐름으로 보면 둔화 흐름이고 성장은 개선 흐름"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터지면서 (국제유가가) 평균적으로 배럴당 90달러를 지속하고 있다. 유가 때문에 상방압력 커졌다"며 "농산물 가격을 보면 보통의 경우 추석이 지나면 다음달에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과일의 경우 추석 다음달에는 예년 같은 경우 가격이 하락했는데 (이번에) 과일값은 안떨어진 것 같고, 채소 역시 (추석) 다음달에 10% 이상 빠졌는데 이번에도 안빠졌다. 농산물 가격도 예년과 다른 상방압력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