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L(28‧여) 씨는 주말이면 산행에 나선다. 정상에 올랐을 때 쾌감과 건강해지는 느낌 때문이다. 그러나 하산하면 손이나 발이 붓는 경우가 있다. L씨는 등산할 때마다 몸이 자주 붓자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닌지, 등산을 해도 되는지 걱정했다.
가을은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계절이다. 적당한 온도와 바람 그리고 맑은 하늘까지 활동을 하는데 부담 없다. 아름다운 풍경은 덤이다. 그래서 가을이면 야외로 향하는 이들이 많다. 각종 운동부터 걷기, 등산, 산책 등 가을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특히 가을 단풍을 보기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등산 중 또는 하산 후 손이나 발이 붓는 사람이 있다. 등산을 하면 허리, 무릎, 발목 등 관절 위주의 질병이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만, 몸이 붓는 경우도 있다.
이유는 원활하지 않은 혈액순환 때문이다. 우리 몸은 심장을 통해 전신으로 혈액을 보내지만, 오랫동안 한 자세로 있거나 움직이지 않으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다. 산행할 때는 몸을 움직이지만, 보통 손을 아래로 늘어뜨리고 걷는 자세로 오래 있어 손이 붓는다.
조현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등산은 팔을 적게 쓰고, 팔을 늘어뜨리고 걷는 경우가 많은데, 그 시간이 오래되면 팔에 혈액순환이 안 돼 손이 붓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하지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하지정맥류 환자에게 등산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정맥을 통해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하지정맥류가 있다는 것은 하지에 혈액순환이 안 된다는 뜻이다. 오래 서 있거나 등산을 하면 다리가 붓는 경우가 이 때문이다.
다만 몸에 큰 이상이 없는 경우 등산 후 손이나 발이 붓는 것은 일시적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붓는 느낌이 싫다면 혈액순환이 되도록 자주 움직여야 한다. 손을 많이 움직이거나, 팔을 흔들면서 걷거나, 스틱을 잡고 산을 오르면 손까지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 손을 주무르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것도 방법이다.
조 교수는 “등산 후 붓는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진다”며 “다만 부기가 빠지지 않고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면 갑상샘이나 콩팥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