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때 더 오른다”… 서울 대장 아파트 전고점 회복세에 집값 ‘독주’

입력 2023-10-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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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값 상승세가 하반기 들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대표 단지의 집값 오름세가 전국 평균은 물론, 서울 평균 상승률보다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일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124㎡형은 35억75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직전 신고가 36억5000만 원의 약 98% 수준에 근접한 금액이다.

같은 날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119㎡형 역시 33억 원에 손바뀜됐다. 해당 거래 역시 이전 신고가 34억5000만 원의 95% 수준이다. 인근 트리지움 전용 84㎡형도 신고가(24억5000만 원)의 94% 수준인 23억 원에 실거래 등록을 마쳤다.

송파구 내 또 다른 대단지인 헬리오시티도 연일 집값이 강세다.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형은 이달 5일과 지난달 22일 각각 20억4500만 원과 20억9000만 원에 거래됐다. 모두 이전 신고가의 87% 수준으로 몸값이 껑충 뛰었다. 이 밖에 서초구 대단지인 반포자이 역시 지난달 4일 전용 216㎡형이 65억 원에 팔리면서 신고가의 90%까지 시세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듯 서울 내 대표 단지들은 최근 전고점과 같은 수준이거나 90% 수준의 가격까지 실거래가를 기록하면서 가파른 집값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KB부동산 ‘선도아파트50 지수’에 따르면, 이 지수는 지난달 기준 전월 대비 1.28% 상승했다. 지난 7월 1.0% 상승 이후 8월 1.22% 오르는 등 3달 연속 1% 이상 매매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KB부동산 집계 기준 서울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은 7월 0.23% 하락에 이어 8월 0.06% 하락, 지난달 0.26% 상승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역시 7월 0.27% 하락, 8월 0.09% 하락, 지난달 0.09% 상승 수준에 그친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과 단순 비교하면 지난달 상승 폭 차이는 1%포인트(p) 이상 벌어졌다.

이 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아파트 50곳의 집값 변동을 지수로 환산한 것으로, 서울 내 주요 대단지가 모두 포함돼 있다. 지난달 기준 상위 5개 단지는 송파구 헬리오시티와 올림픽선수기자촌, 파크리오, 서초구 반포자이, 송파구 잠실엘스 등이다.

이들 단지는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들어선 고가아파트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대출이 제한되고 갭투자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 선도아파트 지수 상승 폭이 서울 평균보다 더 크다는 것은 그만큼 대표 단지 내 ‘똑똑한 한 채’에 수요가 몰리는 쏠림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과거 집값 급등기 선도아파트값 급등을 시작으로 서울 외곽과 수도권 전체로 이어진 ‘불장’이 재현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발(發) 금리 상승 기조와 가계부채 제한 등으로 전국으로 집값 상승세가 확산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선도아파트 자체 경쟁력으로 집값이 다른 곳보다 더 많이 오르는 경향도 있지만, 아파트값의 전체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경기 동향이나 금리 수준 등 거시경제 상황이 먼저”라며 “최근 상황을 보면 당장은 선도아파트 몸값이 오르겠지만, 경제 상황 악화가 지속하면 장기적으로 선도 단지라도 집값이 위축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0~2021년 집값 급등기와 상황이 다르므로 선도아파트 이외에 서울 일부 대단지가 추가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서울 전체 단지의 추가 가격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단지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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